"美금리 인하 유력…'기대감→실적 개선'은 글쎄"

머니투데이 박보희 기자 2019.06.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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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방어적 색깔 바뀌지 않을 것…배당주·경기방어주·자동차·증권 등 주목"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사진제공=로이터제롬 파월 연준 의장 / 사진제공=로이터


시장의 예상대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코스피 지수가 상승 마감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에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지만 미중 무역협상을 중심으로 한 불확실성이 여전한만큼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6.51포인트(0.31%) 오른 2131.29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9.61포인트(1.34%) 오른 727.32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미중 무역협상 재개 소식에 크게 오른 코스피는 소폭 상승에 그쳤지만, 코스닥은 1% 넘는 오름세를 보였다.



앞서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시사 발언은 상승장을 예고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이틀간의 회의를 마치고 연방기금금리를 현행 2.25~2.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 금리인상 이후 줄곧 금리를 동결해왔다. 연준은 통화정책 성명에 '통화정책에 있어 인내심을 갖겠다'는 표현을 삭제하는 대신 '경기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는 문구를 새로 넣었다. 연준이 금리동결 기조를 접고 금리인하 기조로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9월에는 미국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선물 시장에 반영된 7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100%에 달했다"며 "연준이 내년 이후까지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올해 1~2회 금리 인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 낮은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금리 인하가 유력하다"며 "단기지표 흐름에 천착해 금리 결정을 하지않을 것이라 밝힌 만큼 9월 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어 국내 금리에 대해서도 "연준 인하 시기보다 앞선 8월 중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높게 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새로운 재료로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불확실성과 실적 부진 우려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 자체가 새로운 상승 모멘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2분기 기업 실적 기대가 높아지기 어려워, 무역협상과 경기 불확실성이 걷힐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는 긍정적이지만, 금리 인하가 실제 경기와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미국 경기가 아직까지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 선제적 금리인하(Insurance Cut)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변수"라면서도 "올해 3분기 중 연준이 금리인하를 실제로 단행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민감도를 높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선제적 금리인하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려면 △경기 저점통과, 실적 상승 전환이 가시화되면서 △이번 금리인하가 금리인하 사이클로의 진입이 아님을 확인해야하는데 이 과정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무역분쟁, 노딜 브렉시트 이슈,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향후 글로벌 펀더멘털의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하반기까지는 코스피 하락 추세가 유효하다는 판단"이라며 "배당주, 경기방어주, 내수주 중심의 포트폴리오 안정화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적어도 미·중간 최악의 대립 구도는 피할 가능성이 생겼다"며 "정상회담까지 무역분쟁에 민감한 반도체 등 코스피 대형주가 유리해 보인다"고 봤다. 이어 "섹터별로 방어적 색깔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전망"이라며 "금리 인하 기대가 높을 때 강했던 건설, 자동차, 조선, 증권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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