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암호화폐 '리브라', 전세계 결제수단 될까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6.1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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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암호화폐 '리브라' 송금·개인거래 용도에 집중할 계획… 규제의 벽이 관건

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암호화페 '리브라' 발행 계획을 공개했다. /사진=로이터페이스북이 18일(현지시간) 암호화페 '리브라' 발행 계획을 공개했다. /사진=로이터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업체 페이스북이 자체 암호화폐(가상통화)인 리브라(Libra)의 발행을 공식화했다. 내년 상반기 중에 24억명의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새 암호화폐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물건을 구매하거나 송금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이날 페이스북은 1년여간 준비해오던 암호화폐 리브라 발행 계획을 공개했다. 리브라는 별자리 가운데 하나인 천칭자리를 뜻한다.



리브라는 우선 개인간 송금거래에 활용될 예정이다. 내년부터 이용자들은 페이스북 메신저나 왓츠앱에서 리브라를 구입하고 전자지갑 '칼리브라'에 보관할 수 있게 된다. 리브라는 가격 변동이 없는 '스테이블 코인' 형태로 발행된다. 페이스북은 "텍스트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쉽고 빠르게 리브라를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온·오프라인 결제에도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은 "시간이 지난 후에는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청구서 지불, 제품 결제, 대중교통 요금 지불 등 일상적인 거래를 하는 데 이용가능 할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스북 이용자가 전세계에 걸쳐 있는 만큼 리브라 출시가 금융업계에 지각변동을 몰고올지 주목된다. FT는 "24억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리브라를 사용할 경우 각국 중앙은행의 통제기능을 약화시키는 등 그 역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왕립은행(RBC) 캐피탈마켓의 분석가인 마크 마헤니와 재커리 슈워츠만은 이날 고객들에 보낸 메모에서 "규모와 중요성 면에서 우리는 이 새로운 금융 인프라가 애플이 10년 전에 개발자들에게 iOS를 소개한 것과 유사하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잇단 개인정보 유출에 휘말렸던 페이스북으로선 리브라 사용 확대를 위해 이용자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숙제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은 비영리단체 '리브라 협회'를 만들어 리브라 운영 권한을 넘길 예정이다. 이 협회는 페이스북과 비자, 마스터카드, 우버, 페이팔, 이베이, 스포티파이 등 20여 개 회사가 참여한다. 페이스북은 앞으로 이 협회에 참여하는 회사가 100개 이상으로 늘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규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FT는 "리브라는 수수료 없이 거의 공짜로 국제 송금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이는 페이스북이 미국뿐만 아니라 인도나 멕시코와 같은 대형 송금지의 규제기관으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함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이날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발행 계획을 내놓자마자 유럽 당국은 이에 대한 정밀 조사를 예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루노 르 메이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날 한 프랑스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페이스북이 암호화폐 등 거래 도구를 발행하는 것은 자유롭지만 리브라가 국가 통화를 대체해서는 안 된다"며 "테러자금 조달에 사용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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