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는 유럽의 복지모델을 북유럽형, 앵글로색슨형, 대륙형, 남유럽형 등 4가지 유형으로 분류, 성과를 비교 분석한 결과 성장을 중시하고 보편적 복지를 추구하는 북유럽 모델이 성장과 분배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SGI는 이처럼 북유럽이 복지선진국으로 올라선 배경으로 △혁신 지원 △인적자본 확충 △탄탄한 사회적 자본 △선제적 복지개혁을 꼽았다.
핀란드는 국가 수출의 20% 이상을 차지하던 노키아가 스마트폰 시대에 늦게 대응하면서 몰락한 뒤 2012년부터 4년 동안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국가 차원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면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2017년 기준 핀란드의 스타트업은 2370개사로 글로벌 모바일 게임사로 발돋움한 슈퍼셀이 그 중 하나다.
북유럽 국가들이 인적자본 확충을 위해 실업급여, 직업훈련, 재취업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구축한 고용안전망은 노동생산성 향상과 고용률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OECD 국가에서 노르웨이가 2위, 스웨덴가 8위, 핀란드이 13위다. 한국은 29위에 그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여성 고용률은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가 모두 70% 이상으로 OECD 평균(64.9%)과 한국(57.2%)을 웃돈다. 청년 고용률도 노르웨이가 49.1%, 스웨덴이 45.1%, 핀란드가 44.1%로 한국(26.2%)의 2배 수준이다.
SGI는 북유럽 3국이 선제적 개혁을 통해 유연하고 지속가능한 복지제도를 구축하고 있는 최근 사례에도 주목했다.
스웨덴은 1990년대초 이후 금융·재정위기로 고복지 체계의 문제점이 부각되자 1991년 소득세와 법인세를 대폭 인하하고 과세기반을 확대하는 조세개혁 조치와 함께 연금개혁을 통해 복지지출을 줄이면서 복지의 지속가능성을 높였다.
또 공공사회서비스 개혁의 일환으로 2006~2014년 기초보건과 의료기관의 20%를 민영화하면서 국민부담률과 국가채무 비율을 1996년 각각 47%, 70%에서 2017년 44%, 41%까지 줄였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도 고령화 등으로 복지지출 규모가 2030년대 후반이면 OECD 평균 수준인 GDP 대비 21%를 초과할 것"이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복지체계의 지속가능성과 우리 여건에 맞게 합리적이고 유연한 복지 모델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천구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위원은 "북유럽의 경험을 참고해 혁신성장 기반을 강화, 복지지출의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규제개혁, 벤처투자 생태계 조성, 인적자본 투자 확대 등을 통해 혁신을 지원하는 산업정책과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성장친화적 복지개혁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