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서는 보냈다는데… 北, 북미회담 1주년 행사 취소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6.1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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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서 동판 제막식 계획
전날 밤 "예상치 못한 이유로 연기됐다" 통보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 설치된 1차 북미정상회담 기념 동판. /사진=인스타그램 캡쳐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 설치된 1차 북미정상회담 기념 동판. /사진=인스타그램 캡쳐


북한이 1차 북미정상회담 1주년을 맞아 싱가포르에서 기념행사를 계획했으나 돌연 취소했다고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스가 보도했다.

11일(현지시간) 스트레이트타임스에 따르면 이날 김철남 주싱가포르 북한 대사는 싱가포르 센토사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정상회담 개최 1주년 행사를 계획했다. 이 행사는 정상회담 1주년 기념 동판 제막식과 칵테일 리셉션으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10일 밤 북한 대사관은 갑자기 이메일을 통해 "예상치 못한 이유로 행사가 연기됐다"는 통보를 보냈다.



카펠라 호텔은 지난해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난 사상 첫 북미회담이 열린 곳이다. 1주년 기념 동판은 몇달 전 만들어져 호텔 입구 부근 정원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처음 악수를 한 장소에 설치됐다. 이 적갈색 동판에는 회담 일시와 '싱가포르 정상회담'이라는 문구와 함께 두 정상이 손을 맞잡은 모습이 새겨져 있다.

이날 일본 교도통신은 이 호텔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 대사관이 행사에 대비해 여러 전시물을 마련해뒀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이어 "다른 날짜를 주겠다고 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행사 당일(11일) 오전 11시에 카펠라 호텔을 방문했지만, 동판 주변에 붉은 저지선만 있을 뿐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카밀레 도슨 주싱가포르 미국 대사관 대변인은 "미국 측은 회담 관련 기념행사를 열 계획이 없으며, 지금은 연기된 북측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싱가포르에서 북미회담을 갖고 북미 관계 정상화·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이 포함된 4가지 안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은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진전을 보일 것이라 기대됐으나, 미국의 북한에 대한 완전한 비핵화 요구와 북한의 제재 완화 요구가 상충해 합의가 불발됐다.

한편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김 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며 북미 간 공식 대화가 재개될 것이란 기대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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