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희망'을 품는 이유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9.06.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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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트럼프 경기부양 마지막 히든카드 '弱 달러'…'달러 약세-위안화 강세' 코스피에 우호적 환경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뉴스1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사진=뉴스1


올 하반기 국내 주식시장이 어두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많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압력과 부채 부담이 점점 커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에 최근 주가가 반등한 것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미국과 한국의 시장 상황이 다른 만큼 투자에 신중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금 주식시장은 좋은 것도 좋게, 나쁜 것도 좋게 해석하는 중"이라며 "상승 편향적인 견해로 지나치게 쉽게만 보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의심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시장은 미국의 5월 비농업부문 고용지표가 부진했던 점을 확대 해석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 결정이 날 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며 "섣불리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우기보다는 확실한 근거가 있는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시 반등을 손꼽아 기다려 온 투자자들은 긍정적인 요인을 찾고 싶어 한다. '하반기 증시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지만, '부정 전망은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모두가 타결될 것으로 예상했던 미·중 무역협상이 '무역전쟁 2라운드'로 돌변한 것처럼 말이다.

이날도 증시는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2.32포인트(0.59%) 오른 2111.81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 출발했던 지수가 상승 전환하더니 1개월여 만에 21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 지수는 7.65포인트(1.06%) 상승한 728.79에 마감했다. 7거래일 연속 오르며 지수를 다졌다.

투자자들의 희망에 힘을 실어줄 키워드를 찾아보니 '트럼프'와 '달러'로 요약된다. 내년 11월 대선을 치러야 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입장에선 경기 부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만큼 그가 손에 쥔 히든카드를 유추해 보면 힌트를 찾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중동을 압박해 유가 하락 환경을 만들고, 이에 따른 저물가를 앞세워 연준의 금리 인하 부담을 가중시키는 전략을 펴 왔다. 연준의 연내 2~3회 금리 인하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미국 증시가 랠리를 맞았으니 현재로선 트럼프의 '저유가', '저금리' 카드 모두 성공한 셈이다.

이밖에 경기를 쥐락펴락할 카드로는 세금·환율 등이 있는데,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민주당에 빼앗기면서 세율인하 등 재정정책 전략을 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이 올 하반기 트럼프가 내놓을 강력한 히든카드로 '약(弱) 달러'를 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 경기지표를 뜯어보면 투자·생산 등 기업경기가 특히 부진한 만큼 달러화 하락을 통해 부양 효과를 노릴 것이라는 풀이다.

달러화 약세는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달러화 강세 기조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 육박하자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외국인들이 환손실 등을 우려해 자금을 회수한 것과 반대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달러화와 기업매출은 6개월 시차를 두고 움직인다"며 "늦어도 올 3분기에는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해야 내년 1분기쯤 기업경기 지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달러화 약세는 중국과의 합의를 통해 위안화 강세 약속만 받아내면 어렵지 않게 이뤄질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곽 팀장은 "위안화 강세는 금융시장 개방, 기술특허침해 방지 등 중국 내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 아니어서 충분히 조정 가능하다"며 "올 하반기 달러 약세, 위안화 강세 기조가 펼쳐지면 코스피 수급은 좋아질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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