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는 이날 2080선을 넘어서며 기세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4월 경상수지가 마이너스 6억6000만달러로,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 폭을 줄였다. 이 이슈로 장중 한때 원/달러 환율이 1180원까지 오르는 등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커지기도 했다.
이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4월 경상수지는 배당금 역송금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84개월 만에 적자를 기록했지만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연간 30억~40억원 적자는 수출액의 1% 수준에 불과하고, 한국 경제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장기 지속해온 만큼 경제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적으로 무역분쟁을 확대해나가는 와중에도 '매파'적 입장을 유지했던 그였기에, 시장은 이번 발언 후 미국의 연내 금리 인하를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종전 큰 이슈가 되지 못했던 6월 FOMC 역시 중요한 이벤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검은 10월' 악몽이 되풀이될까 긴장하던 국내 증시도 한숨 돌리게 됐다. 지난해의 경우 G2 무역분쟁에 미국 금리 인상 이슈, 반도체 업황 우려까지 겹치면서 지수가 2350선에서 순식간에 1990선까지 밀렸다.
그러나 이번엔 적어도 금리 인상이라는 악재는 사라진 셈이다.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유효하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3000억달러 관세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지만, 주가 바닥은 단단해질 것"이라며 "그동안 매크로 불확실성에 연준 긴축정책이 더해지면 약 20% 급락했지만, 연준 완화 기조일 경우에는 -10% 수준에서 바닥이 형성돼왔다"고 분석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경기 부진과 금융 시장 변동성 확대 속 Fed(미국중앙은행)에게 눈을 돌리고 있다. Fed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어 안타깝지만 6월을 포함한 앞으로 1~2개월 이내가 가장 중요한 이벤트"라며 "전날 파월의장의 발언과 이날 있을 클라리다 부의장 발언에서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들지에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