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멕시코 '관세' 앞두고 협상…"충분치 않았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6.0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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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이민 해결 위한 고위급 협상 6일 재개… "美는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조치 원해"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 /사진=로이터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 /사진=로이터


미국이 불법이민문제를 이유로 멕시코산 제품에 대해 오는 10일(현지시간)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양국의 협상이 아무런 합의 없이 끝났다. 양측은 불법이민문제 해결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한 채 다음날인 6일 협상을 다시 갖기로 했다.

5일 로이터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케빈 맥앨리넌 국토안보부 장관대행 등 미 고위관리들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부 장관이 이끄는 멕시코 고위급 대표단과 협상에 나섰다.



이날 협상의 초점은 관세가 아닌 불법이민자 문제였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대화는 이민자 유입과 멕시코의 조치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양측 모두 현재 상황이 지금처럼 지속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미국은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이민자 정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는 단지 징벌적인 조치만을 취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에브라르드 장관은 대표단 협상 이후 폼페이오 장관과 따로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시작 전 멕시코는 이민자 단속을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멕시코는 국경에 경찰을 배치해 미국으로 진입하는 중미 이민자 단속을 강화했다. 대부분 온두라스에서 온 이민자 행렬 1000여 명이 멕시코 당국의 단속에 발이 묶여 보호센터로 옮겨졌다. 멕시코 이민청은 "구금된 이민자들에게 본국으로 돌아가도록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렇다 할 합의는 이뤄지지 않은 채 협상은 다음 날로 넘어갔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이날 주미 멕시코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협상 분위기는 아주 좋았고 우리는 낙관하고 있다"며 6일 협상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멕시코 대표들과 가진 백악관에서의 이민 논의가 끝났다. 진전이 이뤄지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며 "멕시코와의 추가 협상은 내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5% 수준의 관세가 월요일부터 시작될 것이고 일정에 따라 월별로 인상될 것"이라며 "관세가 인상될수록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는 기업의 수는 많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와 미 의회 민주당이 이민 개혁에 대해 꿈쩍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5월에만 국경에서 체포된 불법 이민자가 13만3000명에 이른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0일부터 3500억달러 규모의 멕시코산 수입품 전품목에 5%의 추가관세를 부과하고, 이민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를 단계적으로 25%까지 올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한편 미 공화당은 미국 내 소비자 부담이 높아질 것을 우려해 멕시코산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텍사스 출신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국경 위기를 막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지지하지만 관세 부과는 위기에 대한 잘못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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