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검은 10월(?)'…"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19.06.0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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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불안감 여전한 증시…美 대선·금리 인하 기조·반도체 업황 회복이 희망

Again '검은 10월(?)'…"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코스피 지수가 오랜만에 1% 넘게 크게 올랐지만, 투자자 마음은 밝지만은 않다. 하루가 멀다 하고 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 속 내일을 장담하기 어려운 까닭이다. 지난해 '검은 10월'의 악몽도 스멀스멀 기어오른다. 그래도 희망을 잃긴 이르다. 전문가들은 그때와 지금이 다른 이유로 크게 금리, 반도체, 미국 대선 3가지를 꼽는다.



3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6.11포인트(1.28%) 오른 2067.85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2940억원 어치 나 홀로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가 오후 들어 크게 올랐다. 외국인은 지수선물시장에서도 4723계약 사들였다. 이는 낮아진 환율에서 기인한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8.8원 내린 1182.1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앞으로도 상승장이 지속 되리라 장담하는 이는 없다. 외국인 덕에 이날 지수가 올랐지만, 개인과 기관이 대거 매물을 쏟아냈다. 그 만큼 불안하다는 얘기다.



지난 4월 말 2200선을 지키던 코스피 지수는 등락을 반복하면서 지난달 순식간에 2016선까지 밀렸다. 지난해 '검은 10월' 당시 코스피 지수 최저점(종가기준)이 2014.69였던 것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이에 다시 10월 폭락 장이 펼쳐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당시 지수 폭락의 핵심 원인이었던 G2 무역분쟁이 여전한데다, 오히려 글로벌 확전 기미가 보이는 탓이다.

최근 미국은 중국에 이어 멕시코에도 5%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유럽에 대한 자동차 관세 부과카드도 여전히 들고 있다. 중국은 이에 맞서 지난 주말 '중미 무역협상에 관한 중국의 입장'이라는 백서를 발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무역분쟁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가 지난해 10월처럼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진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내년 있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꿈꾼다는 점, 미국 연방준비위원회가 통화 완화 기조를 보인다는 점, 반도체 업황 회복 3가지를 근거로 제시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미국 수입에서 멕시코와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5%로 가장 높은데다 대부분이 완성품 수입이어서 소비자 피해가 즉각 나타날 것"이라며 "또 두 국가에 대한 고율 관세로 미국 기업 마진이 축소되면 경기침체 우려가 커질 수 있다. 결국 재선을 위해서라도 정책 스탠스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gain '검은 10월(?)'…"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가 통화 완화적 태도를 보이는 것도 지난해와 다른 점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뉴욕 이코노믹클럽 강연에서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이 우리의 목표인 2%를 계속 밑돌거나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이 우리의 경제전망을 크게 하회할 위험이 있다면 이는 적절한 통화정책을 검토하는 데 고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미국 Fed 2인자가 경기침체 위험이 높아질 경우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고 언급한 만큼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마지막으로 반도체다. 반도체업종은 지난해 10월, 실적은 좋은데 '업황 포화' 논란 속 주가가 곤두박질쳐왔다. 그러나 올해는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나온다.

실제 이날 외국인은 시가총액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대거 샀다. 이날 외국인들의 코스피 순매수액 중 절반은 삼성전자(1423억원) 투자액이다. 미국의 '화웨이' 규제에 중국은 미국 기업 '블랙리스트'로 맞서고 있어 최대 수혜가 삼성전자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승한 유화증권 연구원은 "국제 반도체 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반도체 경기 선행지표인 북미 반도체 장비 출하액이 지난 4월 전월 대비 4.7% 늘어나 4개월 만에 증가했다"며 "국내 반도체 영업이익이 올해 2분기 저점 통과 후 개선될 전망이고, 무역분쟁 반사이익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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