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부에 위치한 UCLA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돈을 모금해 캠퍼스내 배고픈 학생들을 돕고 있다. /사진=로이터
그는 "(졸업하는) 학생 여러분의 (학자금)대출을 없애주기 위해 보조금(grant)을 조성하겠다"며 "우리 모두 아메리칸 드림의 기회를 가지고 있는 만큼, 모든 졸업생들에게 꿈과 열정을 좇을 자유를 선물한다"고 말했다.
/사진=모어하우스 칼리지, 로이터
이를 모어하우스 전체 학생, 모어하우스가 위치한 조지아주 대학생의 대출금, 미국 전체 대학생의 대출금 등으로 확대할 경우 얼마나 규모가 클지 대충 감이 온다. 억만장자들이 모두 달려들어 대학 등록금 대출금 문제를 해결해보려해도 불가능할 지경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2017년 졸업생을 기준으로 미국 대학생 한 명이 졸업할 때까지 들어간 평균 비용은 12만5000달러(약 1억4000만원) 수준이다. 미국 중간 소득 가구의 연간 소득이 6만 달러(약 7100만원) 수준이므로, 대학생 한명을 키워내는 건 일반 가정이 부담하기에 여간 버거운 게 아니다. 그래서 미국 공립대학생의 77% 그리고 사립대학생의 86%가 학자금 대출 등을 받는다.
문제는 졸업할 때쯤엔 다들 빚쟁이가 돼있다는 것이다. 졸업하는 대학생의 3분의 2에 달하는 학생들은 2010년 기준 평균 2만4000달러(약2800만원)의 빚을 지고 대학 문을 나선다. 금액이 상당하니 몇년 안에 떨칠 수 있지도 않다. 대학생 재정보조 전문가 마크 칸트로비츠는 2011년 뉴욕타임스에 "졸업하는 대학생의 상당수가 자기 아이들이 대학에 갈 때까지 학자금 대출빚을 갚아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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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나아질 기미가 없다. 어마어마한 상승률을 타고 미국 대학 등록금 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져만 간다. 미네소타에 위치한 비정치적인 교육 기관인 인텔렉츄얼 테이크아웃(Intellectual Takeout)이 발표한 1978년부터 2010년까지의 대학 등록금과 주택가격 및 소비자 물가지수 비교 그래프에 따르면 주택 가격은 1978년과 2006년 사이 4.35배 증가한 반면, 대학 등록금은 주택 가격 보다 10.5배 증가했다.
결국 대학생들은 최대한 적은 빚을 지고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일부 대학생들은 슈가대디, 혹은 슈가마미를 만나 성적인 내용이 포함된 서비스를 제공한 뒤 재정적 지원을 받는 슈가베이비가 되기도 한다. (☞원조교제 어때?"… '검은 손'에 빠진 '슈가베이비' [이재은의 그 나라, 미국 그리고 슈가베이비 ①] 참고)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영양 불균형 문제도 심각하다. 곤궁해지니 먹을 것을 줄이게 되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위스콘신 대학교의 '희망 랩'(Hope Lab)에서 연구한 결과, 미국 20개주 2년제 및 4년제 대학에 다니고 있는 4만3000명의 학생 중 36%가 재정적 빈곤으로 인해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나에 위치한 한 대학의 경우, 74%의 학생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끼니 걱정을 한다고 답했다.
대학 푸드뱅크 단체 중 한 곳인 CUFBA. 이곳은 대학 캠퍼스 내 '식량 안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 중이다. /사진=CUFBA
실제 2016년 미국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대학 캠퍼스에서 1년간 식사하는 비용은 4년제 공립대학교 4400달러(520만원), 4년제 사립대학교 5600달러(660만원)다. 연간 6000달러(700만원)를 웃도는 곳도 적지 않다.
최근 대학생의 과도한 등록금 부담 문제가 조명되면서, 대학생의 '식량 안보' 문제도 함께 주목 받았다. 대학 등록금, 교재비, 월세, 생활비 등에 치여 먹는 데 돈 쓰지 못하는 대학생들에게 끼니를 제공하는 '푸드뱅크'가 세워지기 시작했다.
대학들이 창고 형식의 장소를 빌려주고, 비영리 단체가 세금 지원이나 기부를 받아 음식을 배포하며, 자원봉사자들이 일하는 형식이다. 학생들은 소득에 관계 없이 최대 한달에 3번 푸드뱅크를 방문해, 통조림콩, 참치, 스파게티 소스, 파스타면 등의 음식을 3일 분량 받아갈 수 있다.
미국 뉴햄프셔에 위치한 푸드뱅크 중 한 곳. 푸드뱅크는 이처럼 통조림콩, 참치, 스파게티 소스, 파스타면을 비롯해 생토마토, 달걀, 우유, 감자 등을 제공한다. /사진=로이터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그 어떤 학생도 굶지 않도록'(No Student Goes Hungry)이란 이름의 프로그램 일환으로 지난해 뉴욕주내 모든 대학에 푸드뱅크를 설치했다. 이에 모든 학생들은 신분과 가정형편에 상관없이 누구나 캠퍼스 내 식료품 배급소에서 무료로 음식을 받아먹을 수 있게 됐다.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 /출처=Fox5NY 유튜브,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