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불황 유탄 맞은 항공사…1분기 실적 '뚝'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5.1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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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화물 수송량 7% 줄어…대한항공·아시아나, 화물부문 10분기 만에 역성장

반도체 불황 유탄 맞은 항공사…1분기 실적 '뚝'


반도체 업황 둔화의 불똥이 항공업계로 튀었다. 반도체 등 IT·전자기기 수출 물량 감소가 항공사 화물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16일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63만7970톤(수하물·우편물 제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9% 줄었다. 국제선 화물의 65%를 담당하는 대한항공 (22,400원 ▲200 +0.90%), 아시아나항공 (9,390원 ▲70 +0.75%) 화물 수송량은 10.4% 감소했다.

지난 1분기 화물 수송량 감소는 양사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별도 기준 1분기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1482억원으로 16.2% 줄었고, 아시아나항공은 118억원의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반도체 불황 유탄 맞은 항공사…1분기 실적 '뚝'
화물 부문만 보면 대한항공의 1분기 화물 수송금액은 6446억원으로 7.6% 줄었다.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화물매출(290억원)이 9% 감소했다. 특히 대한항공의 수송률(수송량/공급량)은 70%밖에 되지 않았다.

화물 수송은 그동안 대형항공사에 효자 노릇을 했다. 항공 화물은 주로 IT·전자기업이 활용하는데, 단가는 비싸지만 반도체 등 IT기기 크기가 작아 한 번에 많은 양을 수송할 수 있고 운송시간도 짧아서다.



최근 2,3년간 반도체 사업이 호황을 겪으면서 수출이 크게 늘었고, 항공사 화물 수송량도 늘었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이 꺾이면서 화물 수송량도 줄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0분기 만에 화물 부문이 역성장했다. 올 1분기 반도체 수출액은 239억달러(28조5000억원)로 지난해보다 20.7% 급감했다.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아시아지역 화물 수송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줬다. 중국에서 출발하는 미주·구주 물량이 크게 줄었다.

화물 사업 강화를 위해 대한항공은 이달 인도 델리 화물 노선을 주 3회에서 주 4회로 증편하고, 필리핀 마닐라 노선(주2회) 운항을 재개한다. 또 중국 시안에 부정기편을 띄워 반도체 설비 물량을 수주할 계획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등 전자기기의 수출이 줄어 화물 운송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며 “신선식품, 의약품 등 단가가 높은 화물 수송을 늘려 화물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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