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온·고압 극한 테스트…수소연료탱크 폭발은 기우"

머니투데이 완주(전북)=지영호 기자 2019.05.15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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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사회로 가는 길-르포]일진복합소재 수소연료탱크로 제2 도약기

일진복합소재 공장 내 수소전기차 넥쏘에 장착되는 수소연료탱크 모습.일진복합소재 공장 내 수소전기차 넥쏘에 장착되는 수소연료탱크 모습.


수소전기차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핵심 부품인 수소연료탱크를 양산하는 일진복합소재가 제2의 도약기를 맞았다. 2014년 세계 첫 상용화 수소전기차인 현대자동차의 투싼ix에 연료탱크를 공급한 이후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까지 독점 공급한데 이어 3세대 수소전기차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어서다. 이를 위해 현 생산공장의 제품보관공간을 개조해 생산라인을 추가하고 유휴부지에 물류창고 건설을 진행 중이다.

지난 9일 기자가 방문한 전북 완주군에 위치한 본사는 진입부터 엄격한 보안을 요구했다. 수소연료탱크가 국가핵심산업으로 분류되는 까닭이다. 국정원 직원이 수시로 방문해 보안점검에 나설 정도다. 때문에 공장은 제한적으로 공개됐다.



미세먼지저감장치, CNG(압축천연가스) 탱크 양산을 해온 일진복합소재가 수소차 연료탱크를 비롯해 관련 밸브에 관심을 가진 것은 일진그룹이 인수한 지 5년 뒤인 2016년부터다. 일진다이아 (15,830원 ▲130 +0.83%)몬드 자회사로 편입되고 신성장동력으로 수소전기버스 연료탱크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로부터 3년만인 다음달 인증기관인 한국가스안전공사로부터 인증을 받게 된다.

공장 내부에 들어서자 수소전기버스에 장착하는 연료탱크가 눈에 들어왔다. 잠수할 때 쓰이는 공기통과 흡사한데 지름은 2배쯤 됐다.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종전 8개 장착되던 것이 5개로 줄었다.



공장 내 가장 많이 보이는 제품은 수소전기차 '넥쏘(NEXO)'에 장착되는 연료탱크였다. 버스 연료탱크에 비해 길이는 짧고 지름은 길어 '옹골차다'는 느낌이 들었다. 넥쏘에는 연료탱크 3개가 장착돼 한번 충전에 600km를 달릴 수 있다고 했다.

탱크 시험 설비도 한창 가동되고 있었다. 고온·고압 등 극한의 환경에서 연료탱크가 기준치 이상을 버틸 수 있는지 시험하는 곳이다. 세계 최고 수준인 700바(bar, 압력측정단위) 탱크는 통상 1750~1900바의 압력까지 견딘다.

수소연료탱크 파열사진.수소연료탱크 파열사진.
공장 내 폐기물 적재장에는 실험 후 용도 폐기된 수소연료탱크가 쌓여있었다. '폭발'의 흔적보다는 섬유가 찢겨진 '파열'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현재 일진복합소재 연료탱크는 섭씨 800~900도에서 45~50분간 견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도 밸브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할 때 벌어지는 현상이다. 밸브는 이 같은 고온에서 12분 정도 노출되면 자동으로 열려 연료를 스스로 배출한다. 배출되는 연료는 대기 중에서 반응하지 않는다고 한다.

탱크폭발에 대한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은 연료탱크 제조의 핵심기술이다. 고밀도 플라스틱 소재를 탄소섬유로 감싸 고압연료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탄소섬유는 유리섬유로 다시 한번 감싸 외부로부터의 충격을 완화시켜준다. 외부 충격을 받고 연료탱크가 폭발을 일으킬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설명이다.

윤영길 용기사업부장(상무)는 "올 초 차량충돌사고 연료탱크를 분석한 결과 외부 충격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회사 자체 인증기준은 글로벌 기준과 비교해도 가장 높은 편"이라고 자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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