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주석'이 오시는데 감히 졸다니…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5.04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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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5·4운동 기념식서 조는 명문대생 화제… "이데올로기적 행사 보이콧" 분석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5.4운동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청년 대표로 참가한 대학생들이 행사 시작 전 졸거나 하품하는 모습이 생방송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됐다.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5.4운동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청년 대표로 참가한 대학생들이 행사 시작 전 졸거나 하품하는 모습이 생방송 카메라에 잡혀 화제가 됐다.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5·4운동 100주년 기념대회가 열렸다. 5·4운동은 1919년 당시 조선의 3·1운동과 러시아 혁명 등의 영향을 받아 중화민국에서 일어난 반(反)제국주의·반봉건주의 운동이다. 베이징대 등 13개 대학교에서 3000명 이상의 학생이 톈안먼 앞에서 일제의 침략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면서 시작됐다. 특히 이 운동에 참여했던 일부가 사회주의 노선을 걸으면서 1921년 7월 중국 공산당 출범으로 이어진다.

이날 100주년 기념 행사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리커창 총리, 왕치산 부주석, 류허 부총리, 왕후닝 중앙서기처 서기 등 공산당 최고 지도부가 모두 참가해 중국 공산당이 5·4운동을 매우 중시한다는 점을 보여줬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 "5·4 정신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청년이 나라와 당을 사랑하고 당의 말을 들으며, 당과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화제를 모은 것은 시 주석의 연설이 아니었다. 행사 시작 전 국민대표로 참석한 한 무리의 청년들이 자리에 앉아서 졸거나 하품하는 장면이 관영 중앙(CC)TV 방송 카메라에 그대로 잡히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큰 화제가 됐다. 보라색 티셔츠를 맞춰 입은 이들은 칭화대나 베이징대 등 명문대 학생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들은 행사가 시작되고 시 주석이 연설하자 공책과 펜을 꺼내 무언가 열심히 적는 모습을 보이는 등 행사 시작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미국의 중화권 매체 '희망의 소리'는 "비록 행사 시작 전에 일어난 일이지만 학생들은 분명히 정치색이 농후한 행사에 흥미가 없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면서 "중국 공산당의 이데올로기적 행사에 대한 학생들 나름의 보이콧 같다"고 평가했다.



【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앞줄 가운데)가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5.4운동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공산당의 영도에 따라 애국주의를 발현하자고 촉구하고 있다. 2019.04.30【베이징=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앞줄 가운데)가 30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5.4운동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공산당의 영도에 따라 애국주의를 발현하자고 촉구하고 있다. 2019.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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