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정부 '화웨이로 쑥대밭'…메이 총리, 국방장관 경질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5.02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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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회의 화웨이 논의 내용 유출 논란…메이 총리 "국방장관으로 신뢰하기 어렵다"

1일(현지시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에 의해 경질된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 /AFPBBNews=뉴스11일(현지시간)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에 의해 경질된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 /AFPBBNews=뉴스1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화웨이 관련 회의 내용을 유출했다는 이유로 국방장관을 경질했다.

1일(현지시간) BBC, 가디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화웨이가 영국 5G(5세대) 네트워크망 장비를 공급하도록 허용할지를 논의한 내용을 유출했다며 게빈 윌리엄슨 국방장관을 경질했다.

이날 저녁 메이 총리는 윌리엄슨 장관을 집무실로 불러 사임할 것을 요구했으나, 그가 거절하자 즉시 경질하고 페니 모던트 국제개발장관을 후임으로 임명했다. 모던트 장관은 영국 역사상 첫 여성 국방장관을 맡게 됐다.



메이 총리는 윌리엄슨 장관에게 서한을 통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허가되지 않은 정보 공개에 대한 (장관의) 책임이 있음을 암시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각과 국가안전보장회의 위원들에 대한 나의 온전한 신뢰는 중요하다"며 "무척 안타깝지만 당신을 국방장관으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정부 요직에서 물러나기를 요청한다"고 전했다.



지난 24일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전날 메이 총리 등 정부 고위 관료가 참석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5G 네트워크망을 구축하는 핵심 장비 공급자로 화웨이를 배제하되, 휴대폰과 안테나 등은 공급하도록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나오게 된 정보 유출의 근원지로 윌리엄슨 장관을 꼽은 것이다.

윌리엄슨 장관은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스티브 스윈포드 기자와 11분간 통화를 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화웨이 관련 질문을 받고 회의에서 논의한 사항을 언급했다는 것은 부인했다. 그는 메이 총리에게 보낸 답신 서한에서 "내가 어떤 방법으로든 유출에 연루되었다는 사실을 강력히 부인한다"며 "철저한 정식 수사를 통해 나의 무죄를 입증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2017년에 부임한 윌리엄슨 국방장관은 2010년 사우스 스태포크셔의 하원 의원에 당선되며 33세의 나이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몇년 만에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핵심 인사로 성장했고, 캐머런 전 총리 사임 뒤에는 메이 총리의 선거사무장을 맡으며 신임을 얻었다.


한편, 지난달 30일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최대 통신사 보다폰이 2011년과 2012년 화웨이 통신 장비에서 해킹 장치의 일종인 백도어(인증 없이 컴퓨터 기능이 무단으로 사용되도록 몰래 설치된 기능)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화웨이는 성명을 통해 "장비 속에 백도어를 숨겼다는 주장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며 "2011년과 2012년 언급된 취약성은 알고 있었으며, 이는 지난 시간동안 개선되어왔다"고 반박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 당국이 화웨이 장비에 설치된 백도어를 통해 해외 기밀을 빼돌릴 수 있다고 주장하며 동맹국에 5G 네트워크망 구축시 화웨이를 배제할 것을 요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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