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처? '화장실 가면 안 나와' 日 사회문제로

머니투데이 김주동 기자 2019.04.24 10:37
글자크기

화장실 장시간 머무르는 '틀어박힌 스마트폰' 현상 늘어…평균 이용시간 3분29초서 4분24초로

/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이미지투데이


A씨는 평일 오전 일본의 한 백화점에 가서 남자화장실을 찾았다. 개인 칸은 빈 자리가 없었다. 10분을 기다렸으나 자리가 나지 않았다. 밖에는 남자 손님이 많지 않았는데….

그런데 일본에서 A씨만 이런 일을 겪는 게 아니다. 22일 마이니치신문은 공중화장실 개인 칸에 장시간 머무르는 '틀어박힌 스마트폰' 현상이 늘어 남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마트폰을 하며 나오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와 관련한 개인 경험 글이 종종 올라온다. 지난 2017년에는 한 남자 코미디언이 방송에서 스마트폰 때문에 화장실 회전율이 떨어진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화장실 점유 시간이 길어진 것은 실제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한 화장실 설비업체가 고속도로 남자화장실 용변 칸 문이 열고닫히는 시간을 센서로 인식해 통계내보니, 평균 이용시간이 2007년 3분29초에서 지난해 4분24초로 1분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왔다.



화장실 이용 시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올해 도쿄의 공중화장실 중에는 "혼잡 완화를 위해 스마트폰 사용을 삼가달라"는 글을 붙인 곳도 생겨났다. 지난해 한 기업은 화장실을 오래 쓰는 경우 "장시간 사용하고 있습니다"라는 경고가 나오는 시스템을 만들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화장실이 남의 눈을 피해 쉴 수 있는 공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변기 제조기업 TOTO(토토)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66%는 업무 동기부여에 영향을 주는 장소로 화장실을 꼽았다. "화장실에서 기분 전환을 하고 싶다"는 답변은 절반이 넘었는데, 특히 20~30대에서는 70%가 이같이 답했다. 배변 외 화장실에서 하는 일로는 스마트폰 사용이 1위에 올랐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