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년 만에 '여성이 미래'는 말을 실천한 회사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4.2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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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최대 자동차 회사 GM…여성 CEO 이어 이사회도 여성이 장악

111년 만에 '여성이 미래'는 말을 실천한 회사


미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 제너럴 모터스(GM)가 111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에 경영을 맡긴다. 2014년 메리 바라가 GM은 물론 미국 자동차 업계 최초의 최고경영자(CEO)가 된 데 이어 이사회마저 여성이 장악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로는 GM은 오는 6월 4일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재 13명인 이사회 구성원을 11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현재 72세로 고령인 코노코필립스 전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제임스 멀바와 미 합참의장 출신인 마이클 멀먼이 정년 퇴임한 뒤 생길 빈자리를 채우지 않고 이사회 규모를 줄인다는 것이다.



올해 72세인 팀 솔소 수석이사는 현재 진행 중인 GM의 대규모 구조조정 작업을 돕기 위해 정년을 1년 연장하기로 했지만, GM 이사회는 여성이 모두 6명으로 남성보다 많아졌다. 회장직까지 겸임하기로 한 바라 CEO를 중심으로 여성이 회사 경영의 주도권을 잡게 됐다. GM은 물론 세계 주요 자동차 업계 최초의 일이다.

블룸버그통신은 "GM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 가운데 여성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는 셋째 회사가 됐다"면서 "이는 더 많은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요구하는 투자자와 직원의 압력이 강해지고, 국가가 여성 임원 비율을 강제하기 시작하는 추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진행됐다"고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지난해 9월 미국 최초로 '여성 임원 의무 할당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에 본사를 둔 상장기업은 올해 말까지 이사회에 적어도 1명의 여성 임원을 포함해야 한다. 또한, 이사회 규모가 5명 이상인 기업은 2021년 말까지 여성 임원을 최소 2명 둬야 하며, 6명 이상이면 최소 3명의 여성 임원을 임명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벌금을 부과한다.

현재 미국에서 기업의 고위직 여성 비율은 여전히 매우 낮다. CNN머니에 따르면 포춘이 선정하는 500대 기업 중 여성 CEO는 30여명에 불과하다. 모든 미국 기업으로 대상을 넓혀도 여성 CEO 비율은 10%에도 훨씬 못 미친다. 경영 컨설팅 회사 이퀄러 조사로는 여성이 미국 기업 이사회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은 2034년 정도에나 가능하다.

여성 CEO가 남성보다 온정적인 경영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바라 CEO는 2009년 파산 위기에서 벗어난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말 가혹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북미 지역에서 최대 1만4800명의 직원을 감원하고 공장 다섯 곳을 폐쇄하기로 했다. GM은 이를 통해 연간 45억달러의 비용과 15억달러의 자본 지출을 절감하고, 대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기술에 투자를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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