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추경 온다"…부담스런 채권시장, 설레는 주식시장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9.04.1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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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재원 부족으로 적자국채 발행 불가피, 채권시장 부담…증시엔 긍정적, 미세먼지저감 업종 수혜

"7조 추경 온다"…부담스런 채권시장, 설레는 주식시장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이하 추경) 편성에 속도를 내면서 시장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추경 규모와 예산 편성사업에 따라 수급 흐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추경이 채권시장엔 단기 부담으로, 주식시장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매년 1년 단위(1~12월)로 수입과 지출 계획을 짜고 여기에 맞춰 재정활동을 하는데 연도 중 이 계획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때 추경을 편성한다. 곳간을 다시 열어 예산을 추가하는 것이다. 지난 2005~2018년 총 9차례 추경이 편성됐는데 2015년부터는 매년 이뤄졌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번째 진행되는 이번 추경은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오는 대로 구체적인 내용을 확정해 오는 25일 전후 국회에 제출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에 따르면 올해 추경은 7조원 미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지난해 3조9000억원 보다는 크지만 11조2000억원에 달했던 2017년 추경보다는 작은 규모다.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인 지난 2009년엔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일자리 창출·민생안정 등 목적으로 29조4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2013년에는 17조3000억원, 2015년과 2017년에는 각각 11조원 규모 추경이 편성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추경 편성이 채권시장에 단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본다. 추경 재원으로 쓰이는 세계잉여금·한국은행 잉여금·기금여유자금 등 이 부족해 적자국채 발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 정부의 앞선 두 차례 추경에선 가용 재원으로 충당, 적자국채를 발행하지 않았다.

시장에선 현재 세계잉여금 629억원, 한은잉여금 3200억원, 기금여유자금 1조3000억원 등 가용 재원이 1조7000억원에 불과해 적자국채 발행 규모가 5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적자국채라는 일종의 빚을 내야 하는 것은 채권 시장 수급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라며 "재정증권 발행 잔액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점, 최근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한국 등 이머징마켓 채권 매각을 결정한 점 등도 수급 측면에서 불리한 요소"라고 분석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2분기만 놓고 보면 정부의 확장재정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 의지와 무역분쟁 해소 기대가 금리 하단을 제한할 것"이라며 "국내 수출 감소폭이 줄고 고용지표까지 질적으로 개선된다면 채권을 추가로 매수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에선 이번 추경이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미세먼지 저감 △선제적 경기대응 △일자리 창출 △포항 지진 피해 등 이번 추경의 주요 목적에 따른 수혜업종이 부상할 것이라는 풀이다. 특히 친환경차 보급, 노후경유차 폐차 지원 등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2조원이 지원되는 만큼 해당 업종의 실적 개선, 주가 상승 등을 기대할 만하다.

앞서 추경 편성이 이뤄질 때마다 증시가 상승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2013~2018년 5차례 추경 편성 과정에서 증시는 대부분 상승했다. 2015년을 제외한 4차례 추경에서 정부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해 의결이 이뤄지는 기간 동안 코스피 지수 상승세가 이어졌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의 적극적 예산조기집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2분기 중 추경까지 통과되면 경기 하강 압력이 상당부분 완화될 것"이라며 "확장적 재정은 소순환 경기 반등을 기다리는 시장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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