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되면 입대 어때?" 獨 연방군, 모병활동에 거센 비판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4.05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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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실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방군의 입대 권유에 포드·폴크스바겐 노조, "무례하다"

4일 포드 쾰른 공장 앞에 세워진 독일 연방군의 대형 광고판. /AFPBBNews=뉴스1 4일 포드 쾰른 공장 앞에 세워진 독일 연방군의 대형 광고판. /AFPBBNews=뉴스1


"일자리가 사라지는가? 나라를 위해 진짜 중요한 일을 하라."

병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독일 연방군이 대량 감원이 예고된 자동차 공장 앞에서 노골적인 모병 활동을 해 비판을 받았다. 일자리를 잃게 되면 차라리 입대하라는 것인데 군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기업과 직원들의 정서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4일(현지시간) 독일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독일 연방군은 포드와 폴크스바겐의 쾰른 공장 앞에 대형 광고판을 실은 차량을 주차해놓고 노동자들에 입대를 권유했다.



연방군이 굳이 자동차 공장 앞에서 모병활동을 벌인 것은 포드와 폴크스바겐이 대규모 일자리 감축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포드는 지난달 15일 수익성 제고를 위해 독일 공장에서 5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감축하기로 했다. 앞서 폴크스바겐 역시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과 영업이익 하락을 고려해 2023년까지 직원 7000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연방군 대변인은 독일 dpa통신에 "일자리 감축에 영향받는 이들에게 공공 부문에서의 직업을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 노동위원회는 즉각 "무례하다"며 반발했다. 포드 사측도 성명을 통해 "연방군이 회사의 어려운 상황과 직원들의 민감한 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이익만 취하려 했다"며 비판했다.

독일 연방군이 해고된 노동자까지 군대에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은 독일이 병력 자원 부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1990년 54만 명이었던 독일군 병력은 최근 17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독일은 2024년까지 병력을 19만8000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입대를 원하는 사람이 없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상황. 이에 독일 정부가 외국인 용병에게 시민권을 주는 방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영국 육군 신입 장병 채용 포스터. /사진=영국 국방부(뉴스1)영국 육군 신입 장병 채용 포스터. /사진=영국 국방부(뉴스1)
영국군 독일 사례와는 반대로 새로운 방식의 모병 캠페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맹목적인 애국심에 호소하기보다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발상의 전환이 담긴 새로운 모병 포스터를 내놓았다.

영국 육군은 신세대들의 약점으로 여겨지던 특징들을 장점으로 승화해 표현했다. 포스터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밀레니얼 세대의 '자기확신'이, 게임중독자의 '추진력'이, 셀피 중독자의 '자신감'이, 핸드폰 중독자의 '집중력'이 영국군에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모병 포스터는 큰 반향을 일으키며 성공을 거뒀다. 이 포스터가 나오자마자 1000명의 추가 입대신청자가 들어왔고 군 웹사이트 방문 횟수는 이전보다 78% 증가한 150만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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