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호재로 뜬 통신사, 무제한 요금제 경쟁에 털썩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9.04.03 11:31
글자크기

[오늘의 포인트]무제한 요금제,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

5G 호재로 뜬 통신사, 무제한 요금제 경쟁에 털썩


5G(5세대 이동통신) 호재로 상승세를 보였던 통신3사 주가가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KT (34,600원 0.00%)를 시작으로 SK텔레콤 (51,300원 ▲100 +0.20%), LG유플러스 (9,850원 ▼50 -0.51%) 등 통신사들이 경쟁적으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들고 나오면서 설비 투자 비용 증가 등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3일 오전 11시7분 현재 코스피 통신업 지수는 전일 대비 3% 이상 하락하며 이틀 연속 내림세다. 개별 종목 중에선 LG유플러스 (9,850원 ▼50 -0.51%)가 5.43% 내린 1만4800원에 거래되고 있고, SK텔레콤 (51,300원 ▲100 +0.20%)은 3.39% 내린 24만2500원을 기록 중이다. KT (34,600원 0.00%)는 1.1%대 하락한 2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통신3사가 경쟁적으로 5G 무제한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결국 '제 살 깎아먹기 아니냐'는 우려가 주가 하락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일 KT는 업계 최초로 5G 데이터를 속도 제한 없이 8만원에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발표했다. 이후 SK텔레콤 (51,300원 ▲100 +0.20%)LG유플러스 (9,850원 ▼50 -0.51%)도 5G 무제한 요금제 수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무리한 무제한 요금제 경쟁이 결국엔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는 데이터 이용이 많은 가입자 유치에 유리하겠지만 5G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선 네트워크 과부하가 수반, 초기 설비투자비용 등이 크게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장은 월 1000GB(기가바이트)면 충분하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향후 5G 시대가 본격화되면 트래픽이 얼마나 증가할 지 아직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물론 지출되는 비용보다는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증가에 따른 매출액 증가 효과가 더 크겠지만 설비투자비용 규모에 따라 이익 증가 폭이 예상보다 낮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3사 경쟁 환경상 5G 무제한 요금제 출시가 M/S(시장점유율)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신 3사가 8만원대 요금제를 들고 나온 이상, 8만원 이상 초고가 요금제 가입자 증가가 어려울 것이란 점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증가로 데이터 트래픽이 늘면 네트워크 용량 확대를 위한 설비투자 증가가 예상되고, 비용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하지만 무제한 요금제는 중장기적으로 요금제 상향 제약이라는 부담이 있다"고 진단했다.

양 연구원은 "5G 무제한 요금제는 5G 보급 속도가 빨라지는데 유리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대규모 데이터 이용시대에는 ARPU(가입자당 평균 수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