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경제난 눈덩이…"이미 매주 1조씩 까먹는데…"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9.03.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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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란은행 "브렉시트 결정으로 英 경제규모 2% 작아져…노딜 브렉시트 여파 2008년 금융위기보다 심각"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브렉시트 시한(3월29일)이 약 2주간 연기됐지만 '브렉시트 재투표' '총리 교체'가 거론되는 등 영국 내 혼란이 점입가경이다. 혼란에 따른 경제비용도 주당 8억 파운드(1조1300억원)로 추산되는 등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22일(현지시간) CNN 비즈니스는 영란은행(Bank of England)을 인용해 영국이 지난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주당 8억파운드(10억달러·1조1300억원) 상당의 경제 창출 손실(economic output lost)을 초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간당 환산하면 470만파운드(600만달러·68억원)씩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영국이 EU를 떠나기로 결정함에 따라 현재 경제 규모는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2% 작아졌다고 분석했다.



CNN은 "2016년 6월, 영국의 EU(유럽연합) 탈퇴 결정 이후 파운드 가치는 떨어졌고 수 년 간의 불확실성은 경제적 활동과 투자를 위축시켰다"며 "(탈퇴 결정일로부터) 3년이 지났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고 그것은 기업들로 하여금 미래를 계획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업들이 최악의 시나리오(노딜 브렉시트)를 대비하는 데에도 엄청난 자금이 들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영국 정부는 이달 중순,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을 감안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지난 13일, 영국 재무부는 올해 영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에 대해 기존(2018년 10월 기준) 1.6%에서 1.2%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어 2020년과 2021년 성장률 전망치는 각각 1.4%와 1.6%로 예상했는데 향후 브렉시트 불확실성 해소의 정도에 따라 전망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 가운데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영국 경제에 더 큰 악영향을 줄 것이란 지적이다. CNN은 영란은행을 인용해 "국가가 무역 보호를 위한 과도기적 협상 없이 유럽 연합을 떠날 위험은 여전하다"며 "이 경우 여파는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담 마샬 영국상공회의소 사무총장은 "많은 기업들이 지속적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와 채용 결정에 제동을 거는 등 이미 경제적 악영향을 초래한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CNN이 인용한 컨설팅업체 EY에 따르면 브렉시트 결정 이후 최소 1조파운드(1조3000억달러·1474조원) 상당의 자산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의 공장 이전, 인력 이동 등이 이에 포함되는데 이미 닛산, 혼다 같은 자동차 업체들이 영국내 생산 축소 계획 및 공장 폐쇄를 발표했다.



브렉시트 결정은 가계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파운드화 가치 하락으로 수입품 가격은 오르고 급여의 가치는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했다는 것.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표일(2016년 6월24일) 직전일 1파운드는 1.49달러였지만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17년 1월 중순에는 1.2달러까지 내려갔다. 최근에는 1.32달러까지 올라왔지만 여전히 과거 가치에는 미치지 못한다.

한편 지난 23일 영국 런던 도심에서는 브렉시트 철회를 위한 국민투표 시행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참여 인원은 역대 최다 인원인 100만명(주최 측 추산)이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EU에 잔류하자는 청원이 국회 사이트에 올라왔는데 서명 인원은 500만명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선데이타임스 등 일부 현지 언론을 중심으로 메이 총리가 물러나게 될 것이란 내각 투데타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곧장 내각 고위관계자들이 진화에 나섰다.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은 직접 스카이뉴스 방송 인터뷰에 나와 "쿠데타를 언급하는 것은 방종"이라며 "총리를 교체하건 집권당을 바꾸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도 "지금은 배의 선장을 바꿀 때가 아니다"라며 "올바른 항로를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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