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고향’ 베네수엘라…“음악이 주는 마법의 힘 믿어”

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2019.03.16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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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6~18일 ‘LA필하모닉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 이끄는 차세대 마에스트로 구스타보 두다멜…“예술가의 역할은 뿔뿔히 흩어지는 사람들 결속시켜야”

베네수엘라 빈민가 출신의 30대 세계적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LA필하모닉'을 이끄는 그는 15일 공연(16~18일)에 앞선 간담회에서 "음악이 주는 마법의 힘을 믿는다"면서 "불안과 분노를 치유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마스트미디어<br>
 베네수엘라 빈민가 출신의 30대 세계적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 'LA필하모닉'을 이끄는 그는 15일 공연(16~18일)에 앞선 간담회에서 "음악이 주는 마법의 힘을 믿는다"면서 "불안과 분노를 치유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마스트미디어


“음악에 숨겨진 마법의 힘을 믿습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30대 지휘자는 마치 고국 베네수엘라의 평화를 염원하는 듯 그렇게 말했다.

단 한 번도 ‘최고의 순간’을 놓친 적 없었으나, 이번 무대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유독 남달랐다. 간담회 내내 ‘마법’이란 단어를 빼놓지 않고 예술의 힘에 더욱 의지했다.



“음악은 사람을 치유하고 사회를 통합시킬 수 있어요. 조국이 겪는 끔찍한 시기가 지나고 새로운 시대가 오면 음악이 큰 역할을 할 거예요. 그런 마법의 힘을 믿어요.”

베네수엘라 출신 차세대 마에스트로로 꼽히는 구스타보 두다멜(38)은 16~18일 자신이 이끄는 ‘LA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 공연을 앞두고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음악이 주는 결속의 힘을 믿는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예술가로서 뿔뿔이 흩어지려는 사람들을 결속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불안과 분노를 치유하는 자리를 통해 화해시키는 것 역시 음악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클래식 음악의 불모지인 베네수엘라 출신의 두다멜은 저소득층 예술 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를 통해 최고의 스타로 등극했다. 18세 때 조국을 대표하는 청소년 교향악단의 음악 감독으로 임명됐고, 23세 때 독일 말러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클래식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 최고 음반사인 도이체 그라모폰(DG)에서 데뷔 음반을 낸 뒤 28세 미국 유명 오케스트라인 LA 필하모닉의 음악감독으로 발탁돼 레너드 번스타인, 사이먼 래틀의 뒤를 잇는 스타 지휘자로 떠올랐다.


그는 “지휘를 하는 모든 순간, 음악을 감상하는 모든 순간에 음악의 마법을 경험하곤 한다”며 “특히 청소년들로 구성된 유스 오케스트라와의 작업에서 특별한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LA 필하노믹 오케스트라가 창단 100주년을 맞아 펼치는 서울 공연에 앞서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계자들이 사진 촬영에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사이먼 우즈 LA 필하모닉 CEO, 구스타보 두다멜 LA필하모닉 음악 감독,  에스더 유 바이올리니스트, 김용관 마스트 미디어 대표. /사진제공=마스트미디어<br>
LA 필하노믹 오케스트라가 창단 100주년을 맞아 펼치는 서울 공연에 앞서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계자들이 사진 촬영에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사이먼 우즈 LA 필하모닉 CEO, 구스타보 두다멜 LA필하모닉 음악 감독, 에스더 유 바이올리니스트, 김용관 마스트 미디어 대표. /사진제공=마스트미디어
‘엘 시스테마’에서 영향받은 ‘LA 유스 오케스트라’(YOLA)는 소외계층 청소년에게 악기를 무상으로 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현재 수만 명이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100년을 이끌 아이들과 투어하는 게 마법을 증명하는 일인 것 같아요. 100년 통틀어 가장 마법 같은 순간이 아닐까 싶고요. 개인적으로나 LA단체에도 삶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내한 공연은 말러 교향곡 1번과 피아니스트 유자 왕이 협연하는 존 애덤스의 신작이 선보이는 콘서트(16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영화음악 거장 존 윌리엄스 작품으로 꾸미는 콘서트(17일·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 실내악 콘서트(18일·롯데콘서트홀)로 이어진다.

두다멜은 ‘18번 곡’인 말러 교향곡 1번에 대해 “10대 때부터 이 곡을 100회 이상 지휘했다”며 “이 작품에는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는 거인 같은 에너지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같은 작품도 매번 다른 느낌으로 연주해 왔는데, LA필하모닉은 반복돼 온 것을 피하고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편이에요. 그래서 10년간 이곳에 매진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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