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반도체 업계와 평택시,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2라인 가동 시점을 내년 3월로 잠정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월 경영위원회에서 평택 2라인 투자를 결정했지만 구체적인 생산품목과 가동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당초 시장에서는 오는 11월 건물공사를 마치고 내년 6월쯤 시험가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봤다.
평택 2라인이 들어서는 평택고덕산업단지는 289만㎡(87만4000평) 규모다. 축구장 400개 면적과 맞먹는다. 삼성전자는 평택단지 승인 당시 6라인까지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평택 2라인에서 D램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평택 1-1라인에서 낸드플래시, 1-2라인에서 D램을 생산한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웨이퍼 투입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495만장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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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45.5%, SK하이닉스 29.1% 수준이다.
메모리반도체 경기는 지난해 3분기까지 초호황을 누리다 4분기부터 확연하게 둔화되는 분위기다. D램 고정거래가격이 지난해 9월 8.19달러를 기록한 후 올 2월 5.13달러로 37% 넘게 떨어졌다. 낸드플래시도 지난해 6월 5.6달러를 기록한 후 하락세로 돌아서 지난달 4.22달러에 거래됐다.
메모리반도체 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평택 2라인을 조기 가동하기로 한 것은 내년 시장 상황이 올해와는 다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올해 내내 반도체 가격하락과 수요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최근 들어 경기 반등 시기가 올 하반기로 당겨질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쌓였던 재고가 해소되고 올 하반기부터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가 다시 시작되면 수요 증가세가 회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투자 지연에 따른 후유증보다는 기술력과 자본력을 무기로 손실 가능성을 각오한 선행투자를 결단한 것"이라며 "반도체 초격차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2공장 기초공사 중이며, 가동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시황에 따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2라인 공사 현장. /사진제공=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