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일(현지시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개막식에서 리커창 총리, 리잔수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참석자들과 국가를 부르고 있다.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의 시작을 알리는 정협 전국위원회 회의가 이날 막을 올렸고 전인대 연례회의는 5일 개막한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의 업무 방향과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예산, 주요 법안 등을 처리하는 양회에서는 국무원 총리의 정부 업무 보고 등 주요 국가기관들의 업무 보고와 함께 패널별 토론이 벌어진다. 언론에도 공개되는 이 토론은 중국 지도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
러우지웨이 전 재정부 부장(장관)은 정협에서 중국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 정책인 '중국제조 2025'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러우 전 부장은 "중국제조 2025의 부정적인 측면은 납세자들의 돈을 낭비했다는 것"이라며 "중국제조 2025는 말만 요란했지, 실제로 이룬 것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첨단산업의 발전을 원했겠지만, 이러한 산업들은 너무나 변화가 빨라 예측이 불가능하다"면서 "자원은 시장에 의해 배분돼야 하며, 정부는 시장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놔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공개 세션에서는 중국의 해외 고급 인재들을 국내로 유치하는 프로그램인 '천인계획'이 '과도하게 홍보돼' 역풍을 초리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이 국유 기업에 대한 보조금 등을 들어 중국을 비판하는 소재인 '공정 경쟁의 원칙'이라는 문구가 이번에 처음으로 정부 업무보고서에 들어간 것에서 대해서 이견이 나왔다. 전 러시아 주재 외교관인 저우 리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과거 발언을 언급하며 "미국인들은 중국이 당을 통해 시장을 관리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우리가 민간기업의 발전을 억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면서 "우리가 정말로 이 구체적인 문구를 업무보고서에 넣어야 하는지 나는 궁금할 뿐"이라고 말했다.
올해 이견 표출이 늘어난 것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 경기 하강 등으로 경제가 어려워지고, 일대일로 사업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는 등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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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불만이 전인대 마지막 날의 주요 안건 투표를 통해 표출될지도 관심이다. 전인대 인민대표들은 마지막 날 정부가 제안한 법안과 예산안에 대해 투표를 한다. 지금까지 안건이 부결된 적은 없지만, 1992년 전인대 때는 정부의 양쯔강 삼협 댐 프로젝트에 대한 반대표가 전체의 3분의 1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시 주석의 권위에 도전할 정도는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스티브 창 런던대 중국연구소 소장은 "전반적인 불만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양회의) 이견 표출은 시 주석의 정책에 대한 조심스러운 불만을 드러낸 것일 뿐, 조직적인 반대로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