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17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보잉 공장에서 열린 드림라이너 787-10 여객기 출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티오피아의 보잉 737맥스 여객기 추락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공식 반응이다. 희생자에 대한 추모 등이 빠진 생뚱맞은 언급에 대해 보잉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남다른(?) 친분과 연결짓는 시각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항공기 제작사 보잉의 최신형 여객기인 '737맥스'가 불과 반년 새 잇달아 추락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가 속속 운항 중단 조처를 내리고 있다. 두 건의 사고가 유사한 점이 많아 기체 결함이 의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독 미국만이 운항을 강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보잉 최고경영자(CEO)가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져 운항 지속 결정에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반면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아직 운항을 중단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면서 보잉 737맥스 운항을 지속하기로 했다. 현재 아메리칸항공과 사우스웨스트항공이 해당 기종을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보잉은 "고객의 737맥스 운항 중단 결정을 이해한다"면서도 "'안전' 문제에 대해서는 100%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추락 원인이 기체 결함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미 CNN방송은 "아직 증거는 없지만 앞선 두 건의 737맥스 추락 사고에는 많은 공통점이 있다"며 "안전 우려에도 운항을 지속하는 건 미국과 캐나다 두 나라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방위산업체인 보잉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8월 뉴저지 베드민스터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 만찬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 바로 옆에 앉은 사람이 뮬렌버그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북미정상회담 직전 매우 민감한 시기에도 현지에서 열린 보잉과 비에트젯의 항공기 계약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분 의혹에 대해 보잉은 "(트럼프 대통령에) 737맥스가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체 안전에 대해서는 100% 자신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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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비행기가 너무 복잡해져 조종사 대신 매사추세츠공대(MIT)의 컴퓨터 과학자가 필요할 정도"라며 "(조종사의) 짧은 순간의 결정이 필요한데, 복잡성은 위험을 일으킨다"고 했다. 이는 737맥스 추락 사고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반응이다. 신형 여객기에 적용된 첨단 기술이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당신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인슈타인이 내 조종사가 되는 걸 원치 않는다"며 "나는 비행기를 쉽고 순발력 있게 조종할 수 있는 훌륭한 전문가를 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