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에 소변' 아마존 물류직원…1200명에 화장실 두개

머니투데이 이소연 인턴기자 2019.03.1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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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마존 물류 직원들 최근 5년간 100건 넘는 자살 시도, 열악한 근무환경 비난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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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입니다. 전화하는 곳이 어디십니까?"
"아마존, 아마존이에요."
"무슨 일이 생겼나요?"(미국 '더 데일리 비스트' 뉴스에 전재된 동영상 중 대화 일부)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 물류센터의 직원들이 비인간적인 근무 환경 안에서 최근 5년간 100건이 넘는 자살 시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 창고에 가득 쌓인 박스를 여는 용도로 쓰이는 커터칼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일하는 직원들에게 작업 도구가 아닌 다른 용도로도 쓰이고 있었다. 2018년 6월 미네소타주에서 위험한 자해 시도를 했던 직원은 "커터칼을 사용하고 싶어 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2016년 12월에는 미국 일리노이주 아마존 창고에서 졸리엣이라는 22세 여성도 칼을 들고 위험스런 행동을 했으며, 2015년 1월에는 젊은 남성이 버지니아주 물류센터 2층에서 뛰어내리는 등 이상행동을 나타내기도 했다.



미국 '더 데일리 비스트' 뉴스는 2013년 10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5년간 17개 주에 위치한 총 46곳의 아마존 시설에서 189건의 직원 자살 시도 등 비상사태가 발생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합계는 911 신고 횟수와 인명구조요원의 물류센터 출동 건수를 합한 비상사태를 의미한다. 119 통화 내역과 구급차, 경찰 발표에 따르면 직원들은 자살을 직접 시도하거나 자살충동과 기타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신고가 이루어진 물류센터는 미국 아마존 전체 분류, 물류 센터 네트워크의 약 25%에 해당한다.

아마존은 화장실 갈 시간조차 없어 빈 병에 소변을 보는 극악의 근로 여건으로 비난받아 왔다. 영국 '더 선'의 지난 4월 보도에 의하면 2만평(6만5000제곱미터)이 넘는 4층짜리 창고에서 1200명의 근로자는 400미터 거리 1층에 있는 단 두 개의 화장실을 10분 동안 사용해야 했다. 이를 취재한 제임스 블러드워스 기자는 4층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짧은 시간 동안 도저히 1층까지 내려갈 수 없었으며, 결국 빈 병에 소변을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아마존에서 근무했던 세스 킹은 지난해 11월 복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0시간 동안 서서 일해야 한다. 일터에는 창문도 없고, 다른 직원들과는 대화도 할 수 없다. 아예 교류가 있으면 안 된다"라고 폭로했다.


자살 소동과 관련해 아마존은 "과잉 일반화"라며 "우리 직원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은 아마존에게 최우선순위에 있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성공적이라고 자부한다"라는 입장을 더 데일리 비스트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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