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가담 여성' 아이 사망… 영국 정부에 비난 여론

머니투데이 이소연 인턴기자 2019.03.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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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시민권자인 생후 3주 아이 숨져…
"정부 겁쟁이, 비인간적" 도덕적 비난

/사진제공=/가디언지/사진제공=/가디언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합류했다가 영국 귀환을 거절당했던 샤미마 베굼(19)의 생후 3주 된 아기가 사망하면서 영국 정부를 향한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베굼의 아이 자라는 8일(현지시간) 시리아 난민 수용소에서 폐렴으로 숨졌다고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 대변인이 발표했다. 이에 영국 정부가 자국 시민권자였던 아이의 죽음을 방치했다는 비난인 거세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19일 '영국 거주민 안전 우선'을 내세우며 베굼의 시민권을 박탈했다. 베굼은 15살이었던 2015년 이슬람국가에 가담하기 위해 영국에서 시리아로 넘어갔으며 그곳에서 네덜란드 출신 IS 대원과 결혼해 앞서 두 아이를 출산했으나 모두 사망했다. 그녀는 시리아 난민 수용소에서 낳은 세 번째 아이의 미래를 위해 영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지난 13일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고, 그녀의 귀환을 허용할지 여부가 영국 사회에서 논란이 됐다.

영국 정부는 베굼이 영국-방글라데시 이중 국적이므로 무국적자가 될 위험이 없다는 이유로 그녀의 영국 시민권을 박탈했으나,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은 베굼의 아이만은 시민권자가 확실하다고 인정했었다.



그러나 이후 베굼이 방글라데시 국적자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며 영국 정부의 후속 대응이 주목받았다. 더불어 시민권자인 생후 3주 된 아이의 송환 여부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영국 정부가 베굼과 아이의 거취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사이 아이가 사망한 것이다.

정치계, 종교계 등은 미온적인 대처를 한 정부를 "겁쟁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다이앤 애벗 노동당 그림자 내각 외무장관은 아이가 정부의 "냉혹하고 비인간적인" 결정 때문에 죽었다며 이는 "현 정부 양심에 오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녀는 자신의 트위터에 "만일 베굼과 아이가 고국으로 돌아왔다면, 어머니는 법에 따라 재판을 받고 아이는 생존했을 것이다.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은 창피한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성 올반스의 주교 앨런 스미스 역시 "내무장관은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송환 조치와 법적인 수사를 포함한) 적절한 절차로도 의무는 충분히 이행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의 사망은 "인권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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