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후한(後漢) 말기 발생한 '황건의 난'을 묘사한 그림. 당시 정부의 실정으로 백성의 고통이 커진 상황에서 태평도를 세운 장각(張角)이 신도들을 이끌고 난을 일으켰다. 이들은 모두 머리에 노란색 두건을 써 황건적이라 불렸다. /사진=바이두
중국의 실업률도 공식적으로는 한국과 비슷하다. 중국 통계국이 발표하는 도시지역 등기실업률은 지난해 말 기준 3.8%로 한 해 전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그러나 중국의 실업률 수치를 그대로 믿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등기실업률 조사 자체가 중국 노동부 산하 기관에 등록된 노동자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노동기관에 등록되지 않은 사람이라도 특정한 기준에 들어맞는지 조사해 실업률에 포함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 중국 도시지역 조사실업률은 4.9%로 등기실업률보다 1.1%포인트 높게 측정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중국 정부의 입김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도시 내 양질의 일자리도 빠르게 줄고 있다. 인건비 인상과 무역전쟁 부담, 외국자본에 대한 차별 대우를 견디지 못하는 기업들이 속속 중국을 탈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오는 5월부터 베이징 1공장 가동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 한 예다. 현대차의 공장 폐쇄의 표면적인 이유는 중국 내 판매 부진이지만 좀 더 본질적인 이유는 기업환경 악화다. 현대차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중국인 노동자 2000여명도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가운데 더 좋은 일자리를 얻은 사람 비율을 높지 않을 것이다.
시진핑 정부는 최근 열린 양회(兩會,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일자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취업 정책을 펴기로 했는데, 중국 지도부 역사상 처음이다. 일자리를 늘리는 기업에 세제 혜택을 주는 등 단기적인 대책뿐만 아니라 기능인재 양성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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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나 중국이나 일자리는 결국 국민의 '생존' 문제와 직결된다. 중국의 황건적, 홍건적, 태평천국 난의 홍수전, 한국의 임꺽정, 장길산 등등 역사에서는 모두 도적 떼로 기록돼 있지만 처음에는 그저 배고픈 서민일 뿐이었다. 권력 강화를 위해 여론을 통제하고, 최고 지도자의 한마디나 머리 색깔에 관심을 기울이는 지도부가 무서워해 할 대상도 사실 바로 그들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