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리커창 총리. 리 총리의 염색한 검은 머리와 비교해 시 주석의 흰머리가 유독 눈에 띈다. /AFPBBNews=뉴스1
홍콩의 영문 온라인매체 잉크스톤뉴스는 8일 시 주석이 매년 3월 열리는 중국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흰머리를 노출했다면서 중국 최고 지도부가 그동안 새까만 머리를 유지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전했다.
시 주석이 일부러 전인대처럼 주목받는 자리에서 흰머리를 노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경기가 침체해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과도한 권력 집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인간적인 면모를 강조하려 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의 흰머리 노출이 그가 가진 권력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마오쩌둥 이후 역대 어느 지도자보다 큰 권력을 손에 쥔 시 주석이 검은 머리를 유지하는 중국 최고 지도부의 전통을 깼다"면서 "시 주석의 흰머리 노출이 기존 질서를 흔들려는 그의 대담한 시도 중 하나일 수 있다"고 했다.
반대로 시 주석의 머리카락색 변화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상하이사회과학원의 장제하이 교수는 "과거 중국 지도자들은 건강 상태를 숨기고 젊은 인상을 강조하기 위해 염색을 했지만, 지금은 지도자들이 점점 젊어지고 있고 사회 분위기도 (지도자의 흰머리에 대해) 더 개방적으로 변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