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앱 플리토 1000억 비결? "AI 시대, 언어 빅데이터 선점 효과"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9.03.05 16:00
글자크기

이정수 플리토 대표 "AI 시장 본격 개화하며 언어 빅데이터 수요 급증…코스닥 상장 시기 검토중"

이정수 플리토 대표.이정수 플리토 대표.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2012년 SK텔레콤을 퇴직하고 창업했다. 당시 31살로 비교적 젊은 나이에 안정적인 회사를 그만두고 플리토를 창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만큼 언어 번역과 빅데이터 사업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번역 애플리케이션으로 유명한 플리토는 지금 30여 개의 글로벌 기업과 거래하는 국내 대표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플리토는 올해 또 하나의 기록을 썼다.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를 통과한 첫 기업이 됐다. 그만큼 플리토의 경쟁력을 공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5일 서울 삼성동 본사에서 머니투데이와 인터뷰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언어 AI 빅데이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는 통과했지만, 코스닥 상장 도전 시점은 좀더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플리토는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아 2016년까지 벤처캐피탈(VC) 등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약 140억 원을 투자받았다. 투자 유치 당시 시장에서 평가한 플리토의 기업가치는 6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까지 매년 외형이 두 배씩 성장하고 있는데다 지난해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을 고려하면 IPO(기업공개)에 나설 경우 100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는 충분할 것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 대표는 플리토의 경쟁력을 집단지성에 찾았다. 집단지성을 활용한 언어 번역 시스템을 통해 비교적 빠르고 저렴하게 언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자체적인 내부 검증 시스템을 통해 집단지성의 약점으로 꼽히는 언어 번역의 정확도를 끌어올렸다. 플리토의 집단지성을 활용한 언어 번역 데이터의 정확도는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의 두 번의 평가 결과 99.5%, 99.7%로 나왔다. 최고 수준의 정확도다.

가격 경쟁력과 정확도를 갖추자 글로벌 기업들이 플리토의 언어 번역 데이터의 가치를 인정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플리토는 삼성전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중국 텐센트 등 30여 개의 글로벌 기업과 거래한다. 주로 음성인식, 자동번역 등 AI(인공지능) 언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언어 데이터를 돈 주고 산다. 최근 음성인식 서비스가 다양한 전자기기나 자동차, 호텔 등에 활발하게 적용되면서 플리토의 언어 데이터를 찾는 고객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선 네이버의 '파파고'와 플리토를 비교하지만, 파파고는 언어 번역 서비스인 반면 플리토는 서비스 사업자에 언어 번역 데이터를 공급하는 B2B 기업에 가깝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 대표는 "올해 들어 이제 진짜 AI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며 "올해 두 달이 지났지만 매출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 배를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말처럼 앞으로 AI를 지배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것이고, AI 시대에 빅데이터는 현대 산업의 석유와 같은 존재라는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AI 시장에서 최고의 언어 빅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닥 상장은 플리토의 사업 경쟁력과 성장세에 가장 효과적인 시점과 전략 등이 보다 구체화 될 경우 본격적으로 추진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