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미중 무역협상 타결 땐 26조원 손해"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이상배 특파원 2019.03.05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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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클레이 "中, 미국산 상품 1조3500억弗 구매시 한국·일본 등 수출 3%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타결이 임박한 가운데 미중 양국이 새로운 무역협정에 합의할 경우 우리나라가 수출에서 매년 26조원의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국이 대량의 미국 상품을 추가로 사들일 경우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같은 나라는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영국계 투자은행(IB) 바클레이는 중국이 앞으로 5년(2019~2024년) 동안 총 1조3500억달러(약 1465조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한다고 가정할 때 한국은 매년 수출액의 약 3%에 해당하는 230억달러(약 26조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했다.



일본 역시 같은 기간 매년 수출액의 약 3%인 280억달러의 피해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경우 매년 260억달러, 대만은 200억달러의 손실이 예상됐다.

WSJ는 "미중 양국의 무역협상 타결이 아시아 지역에서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해 미국이 의지하고 있는 동맹국들의 경제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경제 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CEA(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미국무역대표부) 대표가 (미중 협상에서) 많은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며 "주식시장의 수치가 보여주듯 조만간 결승점에 다다를 것이라는 데 모든 이들이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 문제에 있어 (협상 타결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해싯 위원장은 구체적 합의 내용에 대해선 "여전히 조율이 이뤄져야 한다"며 함구했다.

WSJ은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 타결을 위한 '최종단계'(final stage)에 와 있으며 오는 27일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정식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은 농산물과 화학제품, 자동차 등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나 무역 제한 조치를 낮추는 것을 제안했고, 미국 역시 지난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한 관세 가운데 전부는 아니더라도 상당 부분을 철회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합의안에는 중국이 자동차 벤처 기업에 대한 외국기업의 투자제한을 푸는 시기를 앞당기고, 수입산 자동차 관세를 현재 15%보다 더 낮추는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특히 미국산 상품 수입 확대를 약속했으며, 이 가운데는 중국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이 미국의 LNG(액화천연가스) 업체 셰니에르 에너지로부터 180억달러(약 20조2320억원) 규모의 LNG를 구매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소고기, 돼지고기를 포함한 우리의 농산품에 대한 모든 관세를 즉시 없애라고 중국에 요구했다"며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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