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제조업 경쟁력, 금융위기 이후 꺾여…글로벌 흐름 역행"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9.02.2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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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美비영리 민간기관 자료 분석…"유연근로시간제 개편·최저임금 인상 때 생산성 우선순위 둬야"

/자료=한국경제연구원/자료=한국경제연구원


국내 제조업 노동생산성 증가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절반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은 3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 제조업 경쟁력이 세계적인 흐름에 역행했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4일 미국의 비영리 민간 조사연구기관 컨퍼런스보드의 자료를 이용해 41개국의 제조업 생산성과 단위노동비용을 비교·분석한 결과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에서 1인당 노동생산성(취업자 1인당 창출한 부가가치)은 2002~2009년 연평균 7.0% 늘다가 2010~2017년 연 2.8% 증가하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4.1%), 독일(4.0%), 프랑스(2.9%) 등 주요 선진국보다 상승률이 낮았다.

비교대상 41개국 가운데 순위도 5위에서 28위로 하락했다. 41개국 평균 증가율은 이 기간 3.4%에서 3.5%로 글로벌 금융위기 전보다 오히려 소폭 늘었다.



제품을 하나 만드는데 소요되는 노동비용을 뜻하는 단위노동비용(1인당 노동비용을 1인당 노동생산성으로 나눈 값)에서도 국내 제조업은 경쟁력이 떨어진 결과를 보였다.

41개국의 제조업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은 미국 달러 기준으로 2002∼2009년 연평균 6.0%에서 2010∼2017년 연평균 1.7%로 하락했지만 국내는 연 0.8%에서 연 2.2%로 중국, 인도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제조업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은 제조업 경쟁력 측정지표로 단위노동비용이 감소하면 적은 노동비용으로 같은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올라간다.


한경연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노동생산성과 단위노동비용의 경쟁력이 동아시아 주요 경쟁국 가운데 중국을 빼면 최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2009년과 비교해 2017년 1인당 노동생산성은 중국이 93.1%, 싱가포르 71.7%, 대만 38.7%, 일본 38.1% 증가해 한국(24.4%)을 크게 앞질렀다.

이 기간 단위노동비용은 중국이 39.1%, 한국이 19.3% 늘어 대만(1.5%), 싱가포르(-16.0%), 일본(-33.4%) 등과 경쟁력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유연근로시간제 개편, 최저임금 인상 등에서 생산성과 경쟁력 논의가 부족했다"며 "노·사·정이 생산성 향상과 국제 경쟁력 확보를 우선순위에 두고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자료=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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