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새벽 북중 접경 단둥 지역에서 바라본 조중우의교./AFPBBNews=뉴스1
김 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보이는 열차는 이날 밤 10시20분(한국시간) 경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 지역을 연결하는 조중우의교를 통과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열차가 다리를 건너는 동안 인근 도로가 통제됐으며 다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주변 중국 중롄호텔 객실도 모두 비워졌다고 NK뉴스는 전했다. AP통신도 김 위원장이 사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열차가 비슷한 시각 중국으로 넘어왔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NK뉴스에 "열차는 길고, 일반 관광열차보다도 더 느렸다. 그러나 확실히 '그(김정은)'"라면서 "많은 경찰들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열차가 다리를 건널 때 헤드라이트만 켜져 있고, 유리창으로는 불빛이 새어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통은 "통상 열차가 다리를 통과할 때 정말 시끄러운데 이 열차는 조용했다"고 했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의 열차의 객실 수가 12량으로 과거 베이징에서 있었던 북중 정상회담 때 처럼 김 위원장의 리무진 차량을 싣기 충분해 보였다고 전했다.
앞서 러시아 타스 통신은 김 위원장을 태운 특별열차가 이날 오후 5시 경 평양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열차의 중국 내 이동 경로는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지만 현재로선 단둥 거쳐 선양, 베이징, 우한, 광저우 등을 거쳐 난닝, 핑샹을 통해 베트남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경우 평양에서 하노이까지 전체 이동거리가 약 4500km가 될 것으로 추정돼 김 위원장은 오는 26일 오전 열차로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시간만 60여시간이 되는 셈이다. 이 곳에서 부터 하노이까지는 승용차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전날 저녁 베트남 언론들은 베트남 당국이 2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 동당시~하노이 170km 구간의 차량 이동을 통제한다고 보도했다가 이후 기사를 내렸다. 동당역에서 하노이까지는 승용차로 약 2~3시간이 걸린다.
김 위원장이 육로 입국을 택한 이유로는 경호에서의 편의 제고와 장비·경호 인력 등을 수송할 항공기 자원 부족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추정된다. 아울러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뒤 평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북미정상회담 내용을 공유하기 위한 동선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1958년 김일성 주석이 베트남을 방문했을 당시 '베이징~광저우' 구간을 열차로 이동했던 전례가 있어 김 위원장이 이를 재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