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쇼크' 현실로…1월 ICT 수출 18.2% 급감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2019.02.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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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ICT 수출 144.7억弗, 전년대비 18.2% 줄어…반도체·디스플레이·휴대폰 3대 품목 모두 부진

/자료=산업통상자원부/자료=산업통상자원부


지난달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이 전년대비 두 자릿수 급감했다. 일각의 우려대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종료되면서, '수출 효자' 노릇을 하던 반도체 수출이 20% 넘게 줄었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월 ICT 수출액은 144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18.2% 감소했다. 수입액은 94억달러로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50억6000만달러 흑자였다.



ICT 수출액은 지난해 11월부터 세달째 감소세다. △2018년 11월 -1.7% △12월 -10% △2019년 1월 -18.2% 등 감소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의 부진이 ICT 전체 수출 악화로 이어졌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대비 23.4% 감소한 75억4000만달러였다. 지난해 12월 수출 증가율이 -9.2%로 27개월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감소폭이 더 커졌다.



품목별로 보면 메모리반도체와 시스템반도체 수출 모두 둔화된 모습이다. 메모리반도체 수출액은 47억6000만달러, 시스템반도체는 21억6000만달러로 각각 30.5%, 6.3% 줄었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서버와 모바일 등 수요 부진과 주요 품목의 단가하락까지 겹치며 수출 악화로 직결됐다. 4Gb 기준 D램 현물가격은 지난해 9월 3.67달러에서 올 1월 3.02달러까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64G 낸드플래시 가격도 같은 기간 3.07달러에서 2.62달러로 급락했다.

시스템반도체도 패키징과 파운드리 물량 축소로 수요 부진 현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는 물론 디스플레이, 휴대폰 등 다른 주력 품목 수출도 함께 감소했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전년대비 12.7% 줄어든 20억달러, 휴대폰은 30.8% 축소된 9억5000만달러에 그쳤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OLED 패널 수출은 늘었지만 경쟁심화에 부딪힌 LCD 패널의 부진 영향이 컸다. 휴대폰은 완제품 수출은 늘어난 반면 부분품의 수출이 줄었다.

이 밖에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액도 6억8000만달러로 전년대비 26.4% 감소했다. SSD 수출액이 53.5% 쪼그라드는 등 감소폭이 커졌다.

지역별로는 ICT 최대 수출국인 중국(홍콩포함)으로의 수출액이 65억1000만달러로 33.2% 급감했다. 반도체(-37.1%), 디스플레이(-17.4%), 휴대폰(-63%) 등 주력 품목이 모두 부진했다.

베트남, 일본에도 각각 24억3000만달러, 3억5000만달러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각각 전년대비 1.3%, 8.8% 감소한 금액이다. 반면 미국으로의 수출액은 14억6000만달러, 유럽연합(EU)은 9억8000만달러로 각각 14.2%, 4.9% 늘었다.

정부는 최근 ICT수출 감소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반도체 슈퍼호황이 마무리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고 단가가 하락하는 등 현재 사이클 상 하락주기에 접어들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올 하반기부터는 반등을 기대했다. 상반기 중 주요 업체가 전략 스마트폰 제품을 내놓는 데다 하반기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증설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메모리반도체 산업의 경우 세계 시장에서 한국이 60%가 넘는 점유율을 유지하는 등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향후 반도체 경기가 상승한다면, 다시 수출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발표한 'ICT산업 고도화 및 확산전략'에 따라 반도체에 편중돼 있는 산업생태계를 혁신하고 중소·벤처기업의 고성장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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