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전 압수수색에도…버닝썬 채운 클러버 200명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2019.02.15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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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당일, 버닝썬에 가보니, 여느때와 다름없이 정각 오픈·MD 영업 그대로…손님들 "버닝썬 사태가 뭐에요"

경찰이 강남소개 클럽 버닝썬을 압수수색한 14일 손님 200여명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문을 연 클럽을 찾았다. /사진=임찬영 기자경찰이 강남소개 클럽 버닝썬을 압수수색한 14일 손님 200여명은 여느때와 다름없이 문을 연 클럽을 찾았다. /사진=임찬영 기자


"영업일에 압수수색을 당한 거지 압수수색당하고도 영업을 하는 게 아닙니다"

경찰이 마약과 성폭력. 경찰과의 유착 등 각종 의혹 중심에 있는 강남 소재 클럽 '버닝썬'을 압수수색한 14일. 공교롭게도 이날은 버닝썬이 월·화·수 사흘휴무를 마치고 주중 첫 영업을 하는 날이었다. 개장시간을 두시간도 안 남긴 채 압수수색이 끝났지만, 클럽은 밤 11시 제 시각에 문을 열었다.

버닝썬 관계자 A씨는 "오늘은 평소 매출의 50%정도밖에 안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각종 의혹이 불거진 이후 매출이 점차 줄어들었는데 압수수색까지 당해 손님이 더 줄었다는 설명이다.



클럽 문을 연 직후에는 압수수색 영향인 듯 손님이 많지 않았다. 입구는 한산했고, 클럽 내부는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영업준비로 분주했다. 발렌타인데이기도 한 이날 이벤트 삼아 준비한 향수가 테이블마다 자리했다.

클럽 입구는 경계가 삼엄했다. 논란 이후 안전강화를 했다는 클럽 측 설명처럼 금속탐지기와 신분증 검사기를 거쳐 손님이 입장했다. 가방을 든 입장객은 가방 내부를 보여줘야 했다.



입구에는 '안전하고 클린한 버닝썬을 약속드린다'는 문구가 붙었다. 일명 '물뽕'(GHB)과 성관계 동영상 등 각종 논란이 나온 곳으로 지목된 VIP룸은 폐쇄된 채였다.

자정이 가까워지자 슬슬 손님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적게는 한두명, 많게는 수십여명이 클럽 안으로 몰려들었다. 한산하던 클럽 내부는 자정을 넘어서자 입장객 200여명으로 찼다. 손님이 가장 많은 시간은 오전 3~4시. 이보다 많은 사람이 더 몰려들 것이란 설명이다.

경찰이 강남 소재 유명 클럽 '버닝썬'을 압수수색한 14일 영업일인 이날 손님 200여명이 클럽을 찾았다. /사진=임찬영 기자경찰이 강남 소재 유명 클럽 '버닝썬'을 압수수색한 14일 영업일인 이날 손님 200여명이 클럽을 찾았다. /사진=임찬영 기자
"술 한잔 하실래요?"라며 여느 때처럼 클럽 MD(머천다이저, 상품기획자)가 말을 걸었다. 메인 스테이지 한가운데 위치한 스탠딩 테이블에 술잔을 따른 MD는 "공짜 술이니 마음껏 드세요"란 말과 함께 자리를 떴다. 사람들이 술잔으로 몰려들었다.


친구인 MD를 따라 들렀다는 22살 여성 손님은 "버닝썬 사태가 뭐예요?"라고 물었다. 기자에게 술을 권하며 "한 잔 하세요"라고 말했던 한 여성에게 버닝썬 사태에 대해 물으니 "어차피 직원들이 주는 술인데요"라고 답하기도 했다. 불과 몇 시간 전 포털 사이트를 도배한 '버닝썬 압수수색' 기사는 이곳에선 큰 화제가 못 되는 모습이다.

평소 목요일보다는 손님이 줄어들었다는 게 클럽 측 설명이다. 버닝썬 관계자 B씨는 "최근 사태로 테이블이 한적한 편"이라며 "특히 오늘은 압수수색 때문에 더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4일 오후 수사관 35명을 보내, 버닝썬과 역삼지구대를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각각 4시간, 6시간여 압수수색을 진행해 마약과 성폭력, 불법촬영, 유착 등 의혹을 판가름하기 위한 증거를 확보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관련자 및 참고인 소환 등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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