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월 160만원에 창업? 공유주방에선 가능"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19.02.2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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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벤처요람 '액셀러레이터'-<7>스파크랩]③임태윤 심플키친 대표

편집자주 [편집자주] 숙박공유서비스 에어비앤비, 클라우드서비스 드롭박스, 지불결제서비스 스트라이프. 혁신적인 사업모델로 창업 2~3년 만에 몸값 1조원이 넘는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한 이들 기업은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가 배출한 스타트업이라는 점이다. 국내에도 와이콤비네이터처럼 창업자금부터 사무공간, 시제품 개발, 마케팅, 멘토링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며 스타트업의 성장에 '액셀'을 달아주는 액셀러레이터가 있다. 한국형 혁신창업 생태계를 이끌어가는 공공·민간부문의 대표 액셀러레이터들을 소개한다.

"강남서 월 160만원에 창업? 공유주방에선 가능"


"강남서 월 160만원에 창업? 공유주방에선 가능"
“수천만원씩이나 들여서 음식점을 여는 시기는 지났습니다. 공유주방을 이용하면 초기창업 비용과 고정비를 5분의 1 수준으로 줄여서 음식점을 열 수 있습니다.”

임태윤 심플키친 대표(사진·26)는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심플키친에 입주해 배달 음식점을 열면 평균 비용 5000만원과 6개월씩 걸리던 음식점 창업을 보증금 900만원으로 하루 만에 마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스타트업 심플키친은 배달 음식업계 위워크로 불린다. 배달 음식점 창업자들에게 주방공간과 부대시설을 제공하는 공유주방 플랫폼이다. 주방, 식자재 창고부터 배달서비스를 공유하고 회계, 사무, 마케팅까지 대행해준다.



임대 보증금은 900만원, 입점비용은 월 160만원이다. 계약은 1~2년 단위다. 강남 지역에 분점을 내려는 음식점주나 처음 시작하는 예비창업자 모두 조건이 동일하다. 기존 사업주들도 개별적으로 공급받던 식자재나 배달·유통업체 서비스 비용이 줄어들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현재 협력업체는 △바로고 △배달의 민족 △우버이츠 △대상 베스트코 △요기요 △한솔요리학원 등이다.

심플키친의 비용구조가 가능한 것은 ‘A급 상권 내 B급 입지’ 전략 때문이다. 강남 지역이지만 유동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골목 안쪽에 건물의 지하 층을 임대해서 공유하는 전략이다. 임 대표는 “입주사들이 전부 배달 음식점들이기 때문에 A급 입지조건을 내세울 필요가 없다”며 “건물주들도 임대가 어려운 지하층이 장기간 채울 수 있기 때문에 먼저 임대를 제안하는 경우들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과 1~2년 전 만해도 임 대표는 사회초년생이었다. 국내 대형 자산운용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다가 음식점을 열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을 준비했다. 시장조사 과정에서 패기만 가지고 직접 요식업에 뛰어들기 녹록지 않았다. 오히려 이 점을 살려 공유주방 스타트업으로 이어졌다. 임 대표는 “공유차량·공유사무실 같은 공유경제 모델과 15조~20조원에 달하는 국내 배달시장이 합쳐지면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다”며 “스파크랩에서 초기투자를 받아 3개월여 동안 직접 입주사들을 모집하고 적합한 입지를 찾아 건물 임대계약까지 일사천리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현재 심플키친 역삼점에는 9개 배달전문점이 입점한 상태다. 서울포케, 빨간맛, 치킨먹고 팔자피자, 타이투고 등이다. 점포들은 각각 13㎡(약 4평) 규모 공간을 쓴다. 보통 1~2명이 같이 일한다. 24시간 이용이 가능한 주방에는 각종 조리 도구·기자재가 설치돼 있다. 심플키친은 역삼점에 이어 송파점, 삼성점, 화곡점까지 추가 출점을 진행 중이다. 올해 상반기 중 6호점, 연내 15호점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강남 지역뿐 아니라 수도권 전 지역까지 진출할 계획”이라며 “추가적으로 입주업체들과 사업적 제휴를 통해 케이터링 서비스와 간편식(HMR)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해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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