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올해 반도체 업황 전망을 이같이 표현했다. 올 들어 글로벌 증시가 빠르게 회복하면서 삼성전자 (79,700원 ▼1,600 -1.97%)와 SK하이닉스 (175,400원 ▼2,600 -1.46%) 등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뛰어올랐지만 이를 본격적인 '상승'이라고 하기엔 이르다는 것이다. 오히려 디램(DRAM)이나 낸드(NAND) 수요가 하반기부터 회복할 것이란 전망을 두고 지나친 낙관이라고 지적했다.
숀킴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지난달 1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D램 가격이 곧 회복되고 경영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올 하반기 생산량 조정에 더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 수익과 가격 하락 전망에 반도체 종목들의 EPS(주당순이익)를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는 4만2000원에서 4만원으로, SK하이닉스는 6만3000원에서 6만1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4분기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7%, 전 분기 대비 38.6%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는 올 상반기까지 이러한 흐름(가격 하락)이 이어지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물론 모건스탠리의 전망이 꼭 맞아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전 사례들을 봤을 때 해당 리포트를 무시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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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는 2017년 11월 글로벌 IT(정보기술) 기업들이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는 찬사가 쏟아지는 가운데 나홀로 반기를 들며 반도체 업황에 대한 경고를 날렸다.
반도체 주가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디램 및 낸드 가격 하락 등이 이유였다. 당시 숀 킴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사이클이 곧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해 반도체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대비 24% 가량 하락했고, SK하이닉스도 21% 내렸다.
국내 대형주 펀드매니저는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의 리포트는 직접 투자할 때 도움을 받진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개별 주가가 크게 움직일 때 리포트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때마다 참고용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