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 '분양대첩'…재개발 삼총사에 눌린 '미주'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2019.01.21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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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크]재건축 정비구역지정에도 사업성 발목… 인근 재개발 줄분양에 거래 소강

/사진=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사진=김희정 기자 [email protected]


청량리역 도보 3분 거리의 초역세권 '청량리 미주'가 지난달 말 재건축 정비계획(안)에 대한 입안 절차를 마치고 서울시에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했다. 빠르면 이달 중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다음 달 결정고시 예정이다.

2006년 정비예정구역 지정 이후 13년만이다. 1978년 9월 입주한 8개동 1089가구의 대단지다. 재건축 행보가 빨라졌지만 인근 중개업소들의 반응은 썰렁하다. 이미 15층의 단지라 용적률 상향 없인 사업성이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반기 정비계획(안) 주민공람 결과 829건 중 348건의 반대의견이 제출됐다. 특히, 용적률과 층수가 낮아 주민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반대한 의견이 169건에 달했다.

아파트 단지 내 미주 상가. 청량리역 앞 대로변을 끼고 있다. /사진=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아파트 단지 내 미주 상가. 청량리역 앞 대로변을 끼고 있다. /사진=김희정 기자 [email protected]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형 타입이 많아서 재건축 시 수억원의 추가분담금을 내고도 예전보다 더 좁은평형을 배정받아야 한다"며 "기존 추계대로라면 공급면적 107㎡형(전용 102㎡) 소유자의 추가분담금은 2억5000만원"이라고 말했다.



같은 평형의 현재 호가는 9억5000만~10억5000만원 수준. 110㎡(전용 104㎡) 1층이 지난해 9월초 9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8~9월 새 2억원 가량 단숨에 뛴 데다 정부의 부동산 시장안정 조치로 거래는 소강상태다.

다른 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미주가 자리한 청량리동 235-1 일대는 준주거지였으나 과거 주민들이 재산세가 많이 나온다는 이유로 건의해 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종을 하향시켰다"며 "지금은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축물 총면적)을 높일 수 없어 결국 그때의 선택이 부메랑이 됐다"고 말했다.

청량리 일대는 여기저기서 재개발이 한창이다. 사진은 한 재개발조합 추진위의 전 사무실. /사진=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청량리 일대는 여기저기서 재개발이 한창이다. 사진은 한 재개발조합 추진위의 전 사무실. /사진=김희정 기자 [email protected]

실제 미주는 용적률 인센티브가 배제돼 개발가능용적률이 257.37%에 그친다. 추가분담금(예상치)과 최근 시세를 고려한 실투자금은 107㎡ 기준 약 12억원. 중개업소들조차 미주 재건축보다 인근 재개발구역의 신규 분양에 주목하는 이유다.

당장 다음달 15일 효성중공업과 진흥기업이 청량리3구역(옛 수산시장)을 재개발하는 '효성 해링턴플레이스'가 모델하우스를 연다. 오피스와 오피스텔을 품은 복합시설로 최고 40층 2개 동이다. 아파트는 타입별로 59㎡ 23가구, 84㎡ 180가구, 150㎡형 4가구다.

강북 재개발 '대어'로 꼽히는 청량리4구역에선 '롯데캐슬 SKY-L65'도 설 이후 분양을 시작한다. 최고 65층 5개 동으로 총 1425가구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다. 한양도 상반기 중 동부청과시장정비사업구역에 최고 59층 높이 4개동 1152가구 규모 '청량리 한양수자인'을 선보인다.

미주아파트에서 도보 3분 거리의 청량리역 일대. GTX C노선(확정)과 B노선이 예정돼있고 지난달 분당선도 연장 개통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면목선 경전철도 재정사업을 통해 조기 착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주아파트에서 도보 3분 거리의 청량리역 일대. GTX C노선(확정)과 B노선이 예정돼있고 지난달 분당선도 연장 개통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면목선 경전철도 재정사업을 통해 조기 착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분양가 상한제 여파로 이들 재개발 분양 3인방의 3.3㎡당 분양가는 2600만원 안팎으로 점쳐진다. 동일평형의 분양가격이 재건축을 추진 중인 미주보다도 낮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사업성과 추가분담금 대비 미주아파트 시세가 단기 급등하다 보니 인근 신축을 분양받는 게 훨씬 저렴하다"며 "청약경쟁률이 워낙 치열할 것으로 예상돼 당첨될 수 있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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