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 부회장 등이 지난 15일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청와대 제공
문 대통령은 이날 대화 행사에 이어 일부 참석자와 영빈관을 나와 본관 앞, 녹지원 등을 산책했다. 솔직하게, 더 가까이 대기업·중견기업 대표들과 만나려는 소통 노력의 하나다. 파격 의전으로 소통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약 25분간 산책길에 반도체, 미세먼지 등을 주제로 자연스런 대화가 오갔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번 인도공장에 와주셨지만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번 와 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죠”라고 답한 뒤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이 부회장은 이에 최 회장 어깨를 툭 치며 "이런, 영업 비밀을 말해 버렸네”라고 되받았다. 최 회장(1960년생)-이 부회장(1968년생)간 나이차가 있음에도 격의 없는 관계에다, 문 대통령이 편안한 분위기를 만든 결과로 보인다. 이 같은 장면은 동행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브리핑을 통해 공개됐다.
최 회장은 '업황'이 궁금한 문 대통령에게 “반도체 시장 자체가 안 좋은 게 아니라 가격이 내려가서 생기는 현상으로 보면 됩니다. 반도체 수요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가격이 좋았던 시절이 이제 조정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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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다시 비메모리 시장에 대해 물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결국 집중과 선택의 문제입니다. 기업이 성장을 하려면 항상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하죠”하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또 현정은 회장을 향해 “요즘 현대그룹은 희망 고문을 받고 있죠. 뭔가 열릴 듯 열릴 듯하면서 열리지 않고 있는, 하지만 결국은 잘될 것입니다”라고 관심을 표한 뒤 “속도를 내겠습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