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수소폭탄?'…개발하면 노벨상감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9.0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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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사회/50문50답]수소와 수소전기차에 관한 오해..."수소는 안전하다"

편집자주 미래에너지 수소를 기반으로 하는 수소사회로 가는 길에 여러 오해들이 있다. 특히 전문가들의 오래 전 정보들이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인식되면서 정보의 바다에 흩뿌려져 있다. 수소사회로 가는 길에 잘못 알려진 정보들에 대해 5가지씩 50가지 질문에 대해 답을 드릴 예정이다.

'수소차=수소폭탄?'…개발하면 노벨상감


◇‘달리는 수소폭탄?’ 수소는 안전한가요?


수소는 안전하다. 대중이 갖는 많은 오해 중 하나가 수소전기차 연료 등으로 쓰이는 수소가 폭발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수소폭탄의 존재가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수소전기차와 수소폭탄에 쓰이는 수소는 엄밀히 말하면 다르다.

수소전기차에 사용되는 수소는 일반적인 수소분자(H2)이고, 수소폭탄 등에 사용되는 것은 중수소와 삼중수소이다. 중수소와 삼중 수소는 섭씨 1억도의 온도와 수천기압의 압력 아래 핵융합 반응을 일으킨다. 일반 상황에서는 절대 수소폭탄과 같은 폭발력이 생길 수 없다. 우리가 운전하는 수소전기차에서 이런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그 사람은 노벨상을 그냥 받을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다만 수소전기차도 일반 가솔린이나 LPG 차량과 같은 위험성은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현대자동차의 경우 낙하충격, 파열, 총격 시험 등을 통해 수소탱크의 안전성을 검증했다. 또 일본에서는 2002년부터 10년 이상 대규모 사회 실증을 실시했다. 수소전기차도 일반차량과 같은 안전처리 기술이 확립된 상태다.

‘넥쏘’에 탑재된 수소탱크는 용광로에서도, 수심 7000m의 고압에서도 터지지 않는다. 또 수소탱크는 철보다 강도가 10배 높은 탄소섬유 강화플라스틱으로 이뤄져 있다. 혹시나 수소탱크에 손상이 생기더라도 수소가 빠르게 밖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에 폭발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



‘넥쏘’는 유로 NCAP(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 안전한 차량으로 인정받았다. △성인 탑승자 안전성 △어린이 탑승자 안전성 △안전 보조 시스템 △교통약자 안전성에서 모두 최고 등급을 얻었고, 올해 ‘대형 오프로드’ 부문에서 최우수 차량에 선정됐다.

◇수소를 어떻게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나요?

수소는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발생한다.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장치가 수소연료전지(이하 연료전지)다. 수소전기차는 연료전지에서 이끌어낸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하고, 이 에너지로 모터를 돌려 차량을 움직인다.


연료전지는 1959년 영국의 과학자 프란시스 T.베이컨이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개발했고, 이후 발전을 거듭했다. 특히 인류를 달로 보내는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를 거치며 크게 발전했다. 연료전지가 전기와 열뿐만 아니라 물을 발생시킨다는 게 우주비행에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연료전지는 차량 외에 기차, 선박, 가정용 난방 시스템 등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일본에 23만대 이상 보급된 ‘에네팜’은 도시가스 등에서 추출한 수소를 이용한다. 연료전지에서 발생한 전기는 물론 열을 이용해 난방에 사용해 효율성이 매우 높다.

또 수소는 직접 연소시키는 방식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일본 고베에서는 세계 최초의 수소발전소를 2018년 1월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다. 수소는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던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우주선에서는 액화수소가 사용된다. 원자로에서 발생한 열이 수소를 끓이고, 액화수소가 기화되면서 부피가 크게 늘어난다. 이때 발생하는 큰 압력이 노즐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지면서 우주선이 강력한 추진력을 얻는다.

현대차 넥쏘 /사진제공=현대자동차현대차 넥쏘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수소차'와 '수소전기차', 같은 차 아닌가요?


‘수소차(Hydrogen Internal Combustion Engine Vehicle)’와 ‘수소전기차(Fuel Cell Electric Vehicle)’가 혼용돼 사용되지만 엄연히 두 차량은 다른 차량이다. 같은 점이 있다면 동력원으로 수소를 이용한다는 것과 운행 과정에서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소차’는 실린더 내에서 수소를 직접 연소시켜 에너지를 얻는 차량이다. 작동 방식은 내연기관 차량과 동일한데, 휘발유나 경유 대신 수소를 넣는다는 점이 다르다. 2007년 독일 BMW가 공개한 ‘하이드로젠 7’이 대표적인 수소차다.

‘하이드로젠 7’은 수소와 휘발유를 함께 사용한다. 같은 실린더에 수소 혹은 휘발유가 들어가는 방식이다. 수소차는 수소를 액화상태로 보관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차량에 영하 253도로 응축된 액화수소를 보관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까지 양산되고 있는 ‘수소차’는 없다.

수소전기차는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를 발생하는 연료전지를 사용한다. 연료전지에서 발생하는 전기로 모터를 돌려 차량이 움직인다. 모터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내연기관 차량보다는 순수전기차와 더 가깝다.

순수전기차와 다른 점이라면 외부에서 전기를 충전해야 하는 순수전기차와 달리 수소전기차는 수소를 활용해 차량 내에서 직접 전기를 생산한다는 점이다. 수소의 에너지 효율성이 높기 때문에 수소전기차가 순수전기차보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더 길다는 장점이 있다.

◇수소를 얻으려면 물분해를 해야 하는데, 결국 비싸지 않나요

수소는 물과 화석연료 등을 비롯한 다양한 물질에 포함돼 있고, 수소를 만드는 방식도 다양한다. 현재 실용화돼 있는 수소 제조 방식에는 크게 △물을 전기분해(수전해)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활용 △제철소 등 공장에서 발생하는 가스에서 수소를 분리(부생수소) △산림자원 및 폐기물 등 바이오매스에서 생성 등이 있다.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은 말 그대로 물에 전기를 흘려보내 수소와 산소를 얻는 방식이다. 순수한 물은 전기를 거의 통과시키지 않기 때문에 물에 수산화칼륨 등의 전해질을 녹여 수전해에 이용한다. 수전해의 경우 전기에너지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태양과 풍력 등으로 만든 신재생에너지를 수전해에 이용하는 방식이 각광 받고 있다.

화석연료를 활용하는 방식은 천연가스 등에 포함된 메탄(CH4)에 수증기와 화학반응(개질)시켜 수소를 얻는다. 일본 등에서는 가정으로 공급되는 도시가스를 개질해 얻은 수소를 활용하는 방식이 일반화됐다.

국내에서는 석유화학·철강제품 등의 제조공정에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수소(부생수소)를 사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국내 각종 산업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량은 약 160만톤 정도고, 이중 수소전기차에 사용할 수 있는 부생수소량은 약 10만톤으로 추산된다. 이는 연간 50만대의 수소전기차 주행이 가능한 양이다.

폐기물 등에서 발생하는 바이오매스를 활용하는 것은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것과 방식이 같다. 바이오매스를 수증기와 반응시켜 수소를 얻는다. 서울 상암수소충전소의 경우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재활용해 수소를 만든다.

◇수소전기차는 비싸다?

수소전기차의 판매 가격은 비싸다. 하지만 정부가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지원하는 보조금 등을 감안하면 실제 소비자가 수소전기차를 구매하는데 필요한 자금은 동급 차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 ‘넥쏘’의 경우 판매가격은 모던 트림이 6890만원, 프리미엄 트림이 7220만원이다. 2018년 기준 정부 보조금 2250만원과 지자체 보조금 1000만~1250만원을 모두 지원받으면 3390만~3970만원에 중형 SUV ‘넥쏘’를 구매할 수 있다.

정부는 2019년 수소전기차 4000대에 보조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2018년 746대보다 5.4배 늘어난 수준이다. 정부가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를 6만5000대 보급한다는 계획을 잡은 만큼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량 대수는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또 수소전기차 생산이 늘어나면서 수소전기차 차체의 가격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현재 연 3000대인 수소전기차 생산규모를 2022년 4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현재 7000만원대인 수소전기차 가격이 2022년 5000만원대로 낮아질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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