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편의점 열기 어려워진다" 출점제한 자율규약 내달시행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2018.11.2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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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권·담배소매인 거리기준 종합해 신규출점 결정, 심야영업 부당구속 않고 위약금은 축소노력"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최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알바생이 근무를 하고 있다.   2018.07.15.   sccho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최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알바생이 근무를 하고 있다. 2018.07.15.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앞으로 편의점을 새로 열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편의점 업계가 근접 출점 해소를 위해 마련해온 자율규약안이 이르면 내달부터 시행되기 때문이다. 2000년 공정거래위원회 담합 판단에 따라 중단된 편의점 업계의 신규 출점 거리제한(당시 80m) 자율규제가 부활하는 것이다.

25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내달 초까지 편의점 업계가 제출한 자율규약안 심사를 마무리하고 발표할 예정이다. 양측은 발표 일정을 조율 중인데 내달중에 이뤄질 전망이다.



자율규약은 지난 7월 내년도 최저임금 10.9% 인상 결정이 이뤄진 후 편의점 점주들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집단행동에 나서자 편의점산업협회가 추진한 것이다. 편의점 수익저하가 과도한 출점 때문인 만큼 일정한 거리 안에 근접 출점을 제한하는 것이 골자다.

협회는 최근 자율규약안에서 상권특성과 담배소매인 거리기준(50~100m)을 종합해 신규 출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당초 협회는 가맹점 브랜드와 무관하게 80m 거리 제한 방안을 공정위에 제출했지만 담합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권한인 담배판매점 거리제한가능성을 명시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풀기로 했다. 4만여 편의점의 90%가량이 담배를 판매하고 있어서다.



공정위가 자율규약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했던 가맹점주에 대한 최저수익 보조나 전기료 등 금전적 지원확대는 업계 반발로 빠졌다. 자율규약은 업계 공통 사안으로 개별 편의점 본사의 계약사항이나 경영여건이 제각각이어서 일괄 규율은 불합리하다는 비판이 나와서다.

대신 "심야영업 자율화와 관련, 본사가 부당하게 가맹점 영업시간을 구속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가맹점이 영업적자 등을 이유로 심야영업을 중단하길 원할 경우 가급적 이를 반영하겠다는 의미다.

또 "가맹점이 폐점을 희망하는 경우 위약금을 감액, 면제하거나 분쟁조정 절차를 통해 해결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최근 일부 가맹점주 단체가 제기한 '24시간 영업강제 중단, '폐점위약금 철폐' 등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자율규약에 선언적 내용이 많아 추후 시행단계에서 가맹점별 구체적인 계약조건이나 사안에 따라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단독]"편의점 열기 어려워진다" 출점제한 자율규약 내달시행
그렇다 해도 자율규약이 시행되면 신규 출점 제한 등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반시 사회적 비판이 커지는 것은 물론 정부 차원의 압박이 가해질 수도 있어서다. 실제로 3분기에 5대 편의점 순증 점포는 660여 개로 전년동기 1300여 개에서 절반으로 줄었는데, 자율규약이 시행되면 둔화세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편의점 1위 CU는 가맹점 예상매출과 기대수익 등 출점 기준을 대폭 상향했다.

공정위는 프랜차이즈 업계가 정부와 머리를 맞대 도출한 첫 자율규약안이라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이마트24를 동참시킨 것도 수확이다. 자율규약은 애초 편의점산업협회 회원사인 CU·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씨스페이스 등 5개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최근 공격적으로 출점하는 비회원사 이마트24가 자율규약에 참여하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이에 공정위는 이마트와 이마트24에 자율규약 동참을 요청해 확약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편의점 열기 어려워진다" 출점제한 자율규약 내달시행
이마트24는 지난해 말 리브랜딩 발표 뒤 공격적인 출점정책을 펴왔는데 자율규약 동참시 신규출점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약 1만3000개 점포를 보유한 CU, GS25와 달리 이마트24는 가맹점이 3500여개 수준에 불과하다. 이마트24는 향후 타사 가맹점 유치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마트24는 자율규약 동참을 전제로 타사 가맹점이 이마트24로 전환시 위약금 부담을 줄여줄 것을 타 업체에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자율규약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있지만 시행 후 지금보다 신규 출점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면서 "계약 만료되는 타사 가맹점 유치 경쟁이 가열되고 수익분배 등에서 가맹점에 더 유리한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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