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시범아파트
지난달 22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을 촉구하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4일 현재 청원에 참여한 인원은 1100명 정도다. 재건축·재개발 지연에 따른 불만이 있지만 집값 상승과 재건축 이익에 대한 반감도 만만치 않다는 의미다.
실제로 단지 내 아름드리 나무에서 세월을 읽을 수 있었다. 난방을 위해 새로 새시를 바꾼 곳이 제법 있었으며 아파트 내부를 공사하는 소리가 간간히 들렸다.
이후 시범아파트는 심기일전해 지난해 6월 한국자산신탁을 재건축 사업시행자로 선정하고 재건축을 다시 추진했다. 한자신은 여의도 시범 아파트를 최고 35층, 2380가구 규모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올해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을 발표하면서 또 꼬이기 시작했다. 서울시가 먼저 마스터플랜을 그린 이후 여의도 개별단지 재건축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범아파트는 지난 6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정비사업 계획 관련 심의에서 보류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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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마스터플랜이 발표되면 재건축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하지만 집값 급등으로 박 시장이 지난 8월 마스터플랜 발표를 보류하자 여의도 재건축 사업은 전면 정지상태다. 서울 집값이 완전히 잡히기 전까지 여의도 재건축 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여의도 재건축 심의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건축이 언제 될지 알 수 없지만 집값은 급등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전용 118.12㎡는 1월초 12억5000만~13억3000만원에 실거래됐으나 현재 시가는 17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그나마도 물건이 없다.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 발표가 보류되고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발표됐지만 매매가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대지지분이 많은 전용 156.99㎡는 8월말 21억20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9월 20억원에 거래된 인근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전용 193.03㎡에 견줄만한 가격이다.
시범 아파트 상가내 A 부동산중개소 관계자는 “집주인들이 대부분 중장년층으로 매물을 잘 안 내놓는 상황이고 내놓더라도 호가를 높여 부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