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위험" 비뚤어진 정보 탓 "참고 살자" 비뚤어진 얼굴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8.09.2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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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슈머 시대-슬기로운 치과생활 <6>양악수술2]①"부작용·사고 겁낼 필요없어"

편집자주 병원이 과잉진료를 해도 대다수 의료 소비자는 막연한 불안감에 경제적 부담을 그대로 떠안는다. 병원 부주의로 의료사고가 발생해도 잘잘못을 따지기 쉽지 않다. 의료 분야는 전문성과 폐쇄성 등으로 인해 정보 접근이 쉽지 않아서다. 머니투데이는 의료 소비자의 알권리와 합리적인 의료 이용을 위해 ‘연중기획 - 메디슈머(Medical+Consumer) 시대’를 진행한다. 의료 정보에 밝은 똑똑한 소비자들, 메디슈머가 합리적인 의료 시장을 만든다는 생각에서다. 첫 번째로 네트워크 치과 플랫폼 전문기업 ‘메디파트너’와 함께 발생 빈도는 높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 부담이 큰 치과 진료에 대해 알아본다.

안면비대칭이었던 A씨의 양악수술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모습/사진제공=서울대치과병원안면비대칭이었던 A씨의 양악수술 전(왼쪽)과 후(오른쪽)의 모습/사진제공=서울대치과병원


"비싸고 위험" 비뚤어진 정보 탓 "참고 살자" 비뚤어진 얼굴
"비싸고 위험" 비뚤어진 정보 탓 "참고 살자" 비뚤어진 얼굴
#어려서 왼쪽 아래턱에 외상을 입은 A씨(21)는 턱의 성장이 고르지 않아 안면 비대칭이 심해졌다. 왼쪽 아래턱이 상대적으로 짧은 비대칭 얼굴이었다. 남자라도 외모 콤플렉스가 컸다. 치아가 고르지 않은 것은 물론 오른쪽 윗니와 아랫니가 맞물리지 않는 부정교합으로 음식을 씹는 데도 불편했다. 2000만원 넘는 수술비 부담에 고민하던 A씨는 양악수술(악안면교정술)도 건강보험에 적용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수술결과는 환골탈태 수준. A씨는 “안면윤곽술도 받을 수 있었지만 미용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턱교정수술만으로도 크게 만족한다”며 “비대칭을 바로잡으면서 건강은 물론 일상생활에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2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치료를 위해 양악수술을 받은 환자는 건강보험 심사일 기준 연간 350명 내외다. 지난해 양악환자 수는 400여명으로 최근 5년래 가장 많았다. 하지만 건강보험 대상이 선천성 기형 또는 악골발육장애 등 심각한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을 감안하면 양악수술이 절실한 비보험 환자는 연간 5000명에 달할 것이라고 치과업계는 추정한다.



양악수술비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통상 120만~300만원 수준이다. 이는 비보험인 경우 수술범위와 기간 등에 따라 1200만~2500만원 정도인 것과 비교해 10분의1 수준이다. 양악수술의 건강보험 기준은 저작(음식 등을 씹는 행위)·발음·턱관절 기능개선이 필요한 경우다. 다만 A씨의 사례처럼 외상 등 후천성 ‘악골(턱뼈)발육장애’로 안면 비대칭이 심하거나 위턱·치아와 아래턱·치아간 10㎜ 이상 어긋난 심각한 부정교합일 경우 외모개선을 목적으로 양악수술을 받아도 보험적용이 가능하다.

황순정 서울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A씨는 저작이 어려운 상태는 아니었지만 턱뼈의 성장저하로 안면 비대칭이 심한 환자였다”며 “당연히 기능개선과 함께 심미적 개선 목적도 컸다”고 말했다.



양악수술은 얼굴의 어긋난 골격을 바꾸기 때문에 남녀 모두 몰라볼 정도로 현격한 외모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따라서 보험적용 여부를 떠나 부정교합, 안면 비대칭, 주걱턱 등의 증상으로 고민이 깊다면 양악 치료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치과업계의 설명이다. 양악수술은 원래 치료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무리하게 턱선을 깎아 연예인 수준의 외모로 탈바꿈하려는 게 아니라면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전문의들은 강조한다.

황순정 서울대 교수가 양악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황순정 서울대 교수가 양악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황 교수는 “골격성 부정교합을 치료하는 대표적 수술이 바로 양악수술”이라며 “기형적인 상태의 뼈를 절단한 후 제 위치로 이동시켜 고정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외모가 크게 바뀐다”고 설명했다. 이어 “풍부한 치의학 지식과 경험을 가진 구강악안면외과 의사가 수술하면 안전할 뿐만 아니라 저작, 발음 등 기능개선과 함께 심미적으로도 완성도 높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악수술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코골이, 코퍼짐 등 부작용도 예방이 가능하다. 박재억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는 “양악수술 이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대부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것들”이라며 “90% 정도는 예상하고 미리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술실력이 아닌 마케팅으로 양악수술 환자를 유치하는 병원들이다. 이런 병원에선 부작용은 물론 사고 발생 위험도 크다. 그간 양악수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커진 이유이기도 하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합병증, 의료사고에 따른 사망 등을 조사해 병원의 등급을 매긴다”며 “국내에는 의료사고에 대한 통계조차 없는데 질병관리본부는 병원의 친절도, 만족도 조사에 앞서 의료사고에 대한 통계부터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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