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서 재기발판 마련…‘모럴해저드’ 논란=법정관리 과정에서 윤 회장 등 총수일가는 심각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논란에 휩싸였다. 우선 지주회사 웅진홀딩스와 자회사 극동건설의 동반 법정관리부터 논란이 됐다. 금융당국, 채권단과 자구계획안을 논의하던 중 갑작스럽게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야기한 것. 당시 수조 원의 손실을 입게 된 금융권은 물론 금융당국에서도 “당혹” “멘붕”이란 말들이 나왔다. 웅진코웨이 인수계약을 하고 잔금납부를 앞두고 있던 MBK파트너스도 충격에 빠졌다. 자칫 매각이 무산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법원의 중재로 매각은 성사됐지만 웅진에 대한 MBK의 불신이 커지는 계기가 됐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특히 윤 회장의 부인 김향숙씨 등 총수일가와 주요 경영진 등이 법정관리 전 주식을 모두 처분한 게 밝혀지면서 도덕성 논란은 정점에 이르렀다. 이에 웅진그룹 관계자는 “당시 총수일가는 부당이익을 얻거나 비자금 조성 등 개인적인 비리를 저지르지는 않았다”며 “회사를 살리기 위해 사재까지 출연했는데 모럴해저드 지적은 억울한 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2011년 부도 위기에 처한 서울상호저축은행에 사재 800억원을 출연했다. 2009년 웅진플레이도시에 703억원을 무담보 대여하고 극동건설에는 렉스필드 보유주식 50%(평가액 약 500억원)를 무상증여하기도 했다.
◆지분 없고 유죄까지 받았는데…‘경영복귀’ 비판도=웅진그룹은 부침과 논란 끝에 경영정상화에 성공했다. 웅진코웨이에 이어 웅진케미칼, 웅진식품 등을 매각하면서 1년4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조기졸업했다. 이후 남은 1조4000억여원 규모의 채무도 변제기간을 6년이나 앞당겨 조기상환했다.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2세 승계’가 이뤄졌다. 윤 회장은 2013년 2차례 감자로 6.95%로 줄어든 웅진홀딩스 지분을 장남 윤형덕 웅진그룹 대표(전무)와 차남 윤새봄 웅진그룹 사업운영총괄(전무)에게 각각 넘겨 그룹 지배력을 키울 수 있게 했다. 윤 회장은 무일푼이 됐지만 총수일가는 알짜계열사 매각과 지분승계로 경영권이 더욱 공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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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형제경영’ 체제에도 잡음은 이어졌다. 지난해 윤 전무가 미공개정보를 이용, 주식을 거래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 실제로 챙긴 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지만 웅진씽크빅 대표직에선 물러나야 했다.
일각에선 윤 회장과 윤 전무가 집행유예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윤 회장은 현재 그룹 내 보유지분은 물론 직함도 없지만 사실상 코웨이 재인수 등 경영을 진두지휘한다. 윤 회장은 유죄 판결로 2020년 말까지 회사 등기임원이 될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총수일가가 지난 몇 년간 보여준 일부 행동은 실망스러운 부분이 많다”며 “코웨이 재인수도 회사 지분이나 경영책임이 없는 윤 회장이 진두지휘하는 것부터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