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최고가주 메디톡스, 황제주 될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2018.08.13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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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국내 최초의 보톡스 개발 회사, 이제는 해외 매출이 70%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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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장에서 1주당 가격이 가장 비싼 회사는 메디톡스 (137,800원 ▲2,800 +2.07%)다. 2009년 상장 당시에는 주가가 1만원대에 불과했지만 지난 7월 한때 85만9800원에 거래됐다. 지금도 70만원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가 50만원이 넘는 회사는 메디톡스뿐이다.

코스닥 최고가주 메디톡스, 황제주 될 수 있을까


메디톡스는 국내에서 최초로 보톡스라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자체 개발한 회사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체내에서 근육수축을 일으키는 신경 전달 물질의 분비를 억제해 근육을 마비시키는 역할을 한다.



보툴리눔 톡신은 골격계 경련 치료 목적으로 처음 사용됐다. 이후 잔주름 있는 얼굴에 보툴리눔 톡신 주사를 맞으면 주름살을 만드는 근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고, 그 근육 위의 피부가 펴지면서 주름살이 없어지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발견된 후에는 미용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메디톡스가 ‘메디톡신’을 개발하기 전까지 국내 시장은 전량 수입제품이 차지하고 있었다. '국내 최초' 타이틀을 달고 해외시장까지 진출한 메디톡스는 상장 9년 만에 기업가치가 60배 이상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보톡스 국내 시장점유율 1위…필러 시장까지 진출=메디톡스가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메디톡신'이다. 국내 최초이자 세계 4번째로 개발됐다. 전 세계 60여 개국에 판매하고 있는 메디톡신은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일본, 태국 등 다수 국가에서도 시장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메디톡스의 가장 효자 품목이다.

메디톡스는 2014년 두 번째로 개발된 이노톡스를 내놨다. 이노톡스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액상 제형의 보툴리눔 톡신으로 안전성을 강화했다는 특징이 있다. 별도의 희석 과정 없이 바로 사용 가능하도록 개발돼 시술 편의성을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보다 정밀한 시술 용량 산정에도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노톡스는 세계 보톡스 시장의 70~80%를 장악하고 있는 앨러간에 기술수출됐고, 앨러간은 올해 4분기 임상 3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2016년에는 세 번째로 개발된 보툴리눔 톡신 제제 '코어톡스'의 국내 시판 허가를 획득했다. 코어톡스는 안전성뿐만 아니라 약의 내성을 줄였다는 특징이 있다. 이밖에 메디톡스는 보톡스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필러 ‘뉴라미스’를 선보였다. 뉴라미스는 2013년 판매 시작 이후 지난해까지 총 800만 개를 판매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뉴라미스는 시술자와 피술자로부터 효과와 안전성 면에서 인정을 받았다"며 "전 세계 22개국에 시판허가를 받고 판매하는 글로벌 필러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메디톡스는 매년 매출액의 10%를 R&D(연구개발)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신제품 개발 및 장기적인 연구개발을 위한 메디톡스 R&D센터도 경기도 광교에 구축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바이오 제약 분야의 숙련된 인재를 꾸준히 채용하는 등 외형적 성장뿐만 아니라 내실을 다지는 데도 집중해 연구개발 기반 바이오제약 기업의 모범적인 행보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출로 매출 70% 올리는 메디톡스, 내년에 중국 진출 =메디톡스 매출의 70% 이상은 수출에서 나온다. 기존에는 국가별 에이전트(판매대리점)를 통해 수출했다면 최근에는 합작법인을 통해 현지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대만 합작법인 ‘메디톡스 타이완(Medytox Taiwan)’과 중국 합작법인 ‘메디블룸 차이나(Medybloom China)’, 홍콩 합작법인 ‘메디톡스 홍콩(Medytox HongKong)', 태국 합작법인 ‘메디셀레스(MedyCeles)', 일본 현지법인 ‘메디톡스 재팬(MDT International)’ 등을 통해 세계시장에서 성장성 및 수익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해외 합작법인 중 가장 주목받는 곳은 메디블룸 차이나다. 메디톡스는 메디블룸을 통해 중국시장에 앨러간과 란저우 연구소에 이어 3번째로 진입할 예정이다. 중국성형미용협회에 따르면 중국 성형시장은 2020년까지 매년 2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는 매년 2~3건씩 한국산 가짜 톡신 유통사건이 발생하고 있을 만큼 메디톡스 인지도가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제품이 정식으로 출시되면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6월 중국에서 임상 3상을 완료했고 지난 2월 판매허가 신청서를 냈다. 현재까지 중국에서 임상 3상을 완료한 국내 업체는 메디톡스가 유일하다. 통상적으로 중국 내 판매승인이 서류제출 후 1년 정도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시장 내 보톡스 출시는 2019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는 메디톡스의 중국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메디톡스 중국 합작사인 블루메이지(Bloomage)가 이미 고객과 유통채널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Bloomage가 메디톡스의 보톡스 런칭 5년 안에 20% 이상의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출시 5년째인 2023년 점유율 21%를 달성하고 2028년에는 30%에 도달한다는 가정"이라며 중국 파이프라인 가치를 1조1650억원으로 추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가는 94만원이다.

메디톡스 목표가를 100만원으로 제시한 증권사는 하나금융투자, SK증권 등 두 곳이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메디톡신이 2019년 중국 허가 이후 블랙마켓이 아닌 정상적인 판매가 중국 시장에서 가능할 것으로 보여 높은 시장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식시장에서 한 주당 100만원이 넘는 주식을 황제주라고 한다. 두 증권사가 제시한 목표가에 다다르면 메디톡스는 코스닥 유일의 황제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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