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드라이브', 배터리·화학에 4兆 이상 투자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18.07.1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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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배터리 공장에 2.25조, 여수 석화설비에 2조이상 …구광모 리더십 시금석

구광모 LG그룹 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


LG화학 (401,500원 ▼500 -0.12%)이 중국 배터리 공장 추가 설립에 약 2조2500억원(20억달러)을 쏟아붓기로 했다.

다음 주 이사회 의결을 앞둔 여수 석유화학 설비 신규투자까지 합하면 4조원 이상의 투자가 연이어 결정된 셈이다. 배터리, 석유화학 모두 산업환경을 감안하면 과감한 투자라는 점에서 새로 출범한 구광모 LG그룹 회장 체제의 '강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LG화학은 18일 김종현 LG화학 부사장(전지사업본부장)이 전일 중국 장쑤성 난징시를 방문해 장쑤성 당위원장과 난징시 당위원장 등과 조인식을 갖고 빈장 개발구역(Binjiang Development Zone)에 전기차 배터리 2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착공해 내년 10월에 상업생산에 돌입하며 단계적으로 규모를 늘려 2023년까지 연간 32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이는 GM의 순수전기차 볼트(60KWh)를 53만대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LG화학이 현재 국내외에서 18GWh 수준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규모의 증설이 중국에서 단행되는 셈이다.

LG화학은 다음 주 이사회를 통해 여수국가산업단지 내에 석유화학 3공장 신설을 위한 투자 계획도 확정할 예정이다.

NCC(납사분해시설)를 비롯해 이 시설에서 생산된 에틸렌을 원료로 제작하는 PP(폴리프로필렌)와 PE(폴리에틸렌) 등 범용제품 생산시설을 3공장에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해당 신규 투자금액을 2조원 안팎으로 추정한다.


'구광모 드라이브', 배터리·화학에 4兆 이상 투자
배터리, 석유화학 모두 산업 환경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적 투자다.

우선, 배터리의 경우 중국 정부는 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 명목으로 자국 기업 육성을 위해 한국 업체들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1년 넘게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배터리 1공장 가동률은 한때 10%로 떨어졌고 여전히 생산 정상화 단계는 아니다.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2020년부터 폐지될 예정이지만, 이 역시 연장될 가능성을 현재로서는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SK도 현지 배터리 투자법인을 설립하고 배터리 셀 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지만 건설 시점을 확정 짓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석유화학업계에서는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도 나오던 참이었다. 북미지역에서 ECC(에탄 분해시설) 증설이 이어지는데 여기서 생산된 에틸렌과 이를 기반으로 제조된 범용제품 공급 확대가 예견된 상태다.

신규 ECC 가동에 따른 북미지역 에틸렌 추가 공급물량은 올해 700만톤 수준으로 추정된다. 올해만 한국 에틸렌 전체 생산의 70%에 해당하는 물량이 북미지역에서 추가되는 셈이다. 글로벌 물량 부담에 더해 국내에서도 LG화학에 앞서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롯데케미칼 연합이 이미 2조원대 투자를 확정지었다.

41세 총수 구 회장의 강수로 보이는 이유다. 지난 3월 말 기준 2조9000억원대 현금 자산을 보유한 LG화학은 그룹 내에서도 대규모 투자를 소화할 여력이 충분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과감한 투자의 결과는 결국 숫자로 증명될 것"이라며 "새로 출범한 구광모호 리더십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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