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새 5억 떨어진 타워팰리스 왜?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8.07.06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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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164.97㎡ 1월 25억->지난달 20억...중대형 인기 하락, 재건축 어려운 점 등 영향

도곡동 타워팰리스 단지 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도곡동 타워팰리스 단지 전경. /사진=머니투데이DB


서울 강남구 도곡동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타워팰리스’ 가격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6개월 만에 가격이 5억원 넘게 내린 거래가 성사됐다. 2000년대 중후반 강남권 부의 상징이자 일대 대장주로 주목받았지만 이제 후발주자에 자리를 내어주는 모습이다.
 
2002년 준공돼 구축 단지로 분류되고 최근 중대형 면적의 인기 하락세와 재건축이 어렵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타워팰리스 전용면적 164.97㎡(42층)가 20억원에 거래됐다. 올해 1월 같은 면적 14층 매물이 25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6개월 만에 5억원 이상 떨어졌다.
 
타워팰리스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만 해도 명실상부 국내 최고가 아파트였다. 가장 큰 전용 244㎡ 공시가격이 40억160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3위에 이름을 올렸고 호가는 50억원을 웃돌았지만 이후 가격은 하락했다.
 
2014년 이후 강남권 아파트값이 오를 때 일부 평형대 가격도 회복했지만 최근 가격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도곡동 한 중개업소 대표는 “타워팰리스 단지는 평형대가 다양해 같은 층이라도 가격대가 다르다”며 “매매보다 전월세 수요가 많다”고 했다.
 
한때 대한민국 대장주였지만 시세가 오르지 않아 이제는 지역 내에서도 가격이 하위권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타워팰리스 1차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3680만원으로 인근 도곡렉슬(5184만원) 래미안도곡카운티(5204만원) 등 신축 단지에 비해 30%가량 낮다.
 
최근 소형 가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중대형 면적의 인기가 떨어졌고 가까운 도곡동이 아닌 개포동 학군으로 분류돼 학부모들의 관심도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업지역에 용적률 900%를 초과해 지은 곳이라 재건축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매매수요를 자극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꼽힌다.
 
성수동 트리마제 단지 전경. /사진=유엄식 기자성수동 트리마제 단지 전경. /사진=유엄식 기자
업계 일각에선 초고가 주상복합단지 ‘세대교체’ 현상도 거론된다. 최근 한강조망권과 서울숲 숲세권을 확보해 신흥 부촌으로 떠오른 성수동 신축 주상복합단지가 고소득층 사이에서 더 주목받는다는 것이다.
 
2011년 입주한 ‘갤러리아포레’ 전용 168㎡ 매매가격은 32억원대, 지난해 준공된 ‘트리마제’ 전용 136㎡ 실거래가는 31억원이다. 두 단지의 3.3㎡당 매매가격은 4700만원대로 타워팰리스보다 1000만원가량 높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 주상복합단지는 투자목적보다 실거주 수요가 많기 때문에 준공연도와 주변환경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최근 신축된 주상복합단지들은 전용률을 높여 관리비를 줄이고 중소형 면적으로 평면을 다양화해 기존 단점을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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