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를 받기 위해 20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 산하 서울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최근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 전 이사장에 대한 보강조사를 진행한 뒤 이르면 이번주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앞서 조사대는 지난 18일 이 전 이사장에 대한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같은 날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0일 "범죄 혐의의 내용과 현재까지의 수사진행 경과에 비춰 구속수사할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조사대는 필리핀 가사도우미들이 이런 신분이 아님에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이 전 이사장 부부가 거주하는 평창동 자택, 조 전 부사장의 이촌동 자택에 고용돼 일한 정황을 포착했다. 이 전 이사장 등 한진일가는 필리핀인들을 가사도우미로 고용하기 위해 대한항공 연수생으로 위장해 입국시킨 것으로 의심 받는다.
이같은 정황이 담긴 대한항공 내부문건도 발견됐다. 문건에는 한진 총수 일가가 대한항공 비서실과 인사부, 해외지점을 통해 필리핀 가사도우미의 현지고용과 입국, 교육 과정을 지시한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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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은 지난달 31일 검찰을 통해 특수상해와 상해, 특수폭행과 상습폭행, 업무방해, 모욕,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폭행 등의 혐의로 이 전 이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그러나 당시에도 법원은 “범죄 혐의에 대해 사실관계와 달리 다툼의 여지가 있고,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며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4일 이 이사장의 둘째딸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35)에 대해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