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속 식물들의 분포 및 두번의 대륙이동. 실선은 인삼 속 식물들의 현재의 분포지역, 점선은 과거에 분포추정지역과 대륙이동 경로를 나타낸다/사진=서울대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양태진 교수 연구팀이 10년 이상의 연구 끝에 인삼 유전체 정보 전체를 해독, 약 30억쌍(3Gbp)의 완성도 높은 유전체 서열을 세계 처음으로 확보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또 이를 분석,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가 인삼의 발원지이며, 이후 북미로 전파됐다는 연구결과도 내놨다.
인삼의 유전체 크기는 실험용 모델식물인 애기장대의 25배, 벼의 9배에 해당하는 3.6Gbp이다. 다른 식물들보다 약 2배 많은 5만9352개의 고유 유전자를 가진다. 이는 220만년 전에 있었던 배수체화 때문이다.
양태진 교수/사진=서울대
연구팀은 우선 인삼과 가까운 식물들과 비교 연구를 했다. 그 결과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다년생 식물 인삼속은 당근을 포함한 산형과 식물들과 5100만년전 분화했고, 2800만년전에 추가적인 염색체 배수체화를 통해 두릅나무과의 1500여개 종으로 진화한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적으로 인삼속에 15종 정도가 분포하는 데 대부분 히말라야와 중국 운남성, 베트남 등 더운 지방 1600미터(m) 이상 높은 산악지형의 서늘한 지역에 분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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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 분포하는 베트남삼, 죽절삼, 전칠삼 등의 근연 식물들은 염색체수가 고려인삼의 2분의 1밖에 되지 않는 12쌍을 가지고 있는 데, 겨울에 월동을 하지 못하며 더운 기후에도 적응하지 못해 1500m 이상의 연중 서늘한 산악지역에서만 겨우 생존한다. 기후 온난화에 따라 점점 더 분포 고도가 올라가며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반면 고려인삼과 미국의 화기삼은 24쌍의 염색체로 구성돼 있고, 월동능력이 있어 북반구 넓은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종간합성에 의한 배수체화 현상 덕에 환경적응성이 높아진 결과일 것”이라고 추론했다.
연구팀은 인삼속 식물들의 비교유전체분석을 통해 종의 분화 시기 등을 추정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두 개의 종이 각기 다른 시기에 두 번의 대륙이동을 통해 북미로 이주해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삼 유전자의 기능분석 페이지 예시. 해당 유전자의 DNA 서열, 아미노산 서열을 FASTA 포맷으로 다운받을 수 있으며, 해당 유전자가 어떤 도메인을 가지고, 어떤 기능을 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서울대
연구팀은 인삼 유전체 및 유전자 서열, 상동성 검색, 생합성경로 등의 정보들을 종합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인삼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했다.
양 교수는 “이번에 공개한 인삼의 유전체·유전자 정보는 아직 24쌍의 염색체 수준으로 아직 미완성 상태”라며 “앞으로 제3세대 유전체분석기술 도입 등 더 많은 노력을 통해 염색체 수준의 고품질 유전체 해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삼육대 김현희 교수, 성균관대 이동엽 교수, 주식회사 파이젠 등과의 협업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