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단식 농성 조롱했겠나… 딸, 국민께 죄송"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8.05.1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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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이기범 기자원희룡 제주도지사 /사진=이기범 기자


제주도지사 재선에 나선 원희룡 예비후보(무소속)가 '단식 조롱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또 폭행사건 이후 딸이 올린 글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원 후보는 1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생각을 밝혔다. 그는 자신을 폭행한 남성이 지난해 제주 제2공항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단식농성을 벌이던 중 원 지사로부터 '기운이 아직도 많이 있으시구나'라는 말을 듣고 격분해 폭행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 "단식하는 분의 텐트에 건강이 걱정돼 찾아간 입장에서 조롱을 하고 비아냥댈 일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반대하시는 분들이 처음부터 계속 동영상을 찍고 있었는데, 그 부분만 부각시켜가지고 단식하는 사람한테 기운이 있다고 조롱했다는 식으로 하니까, 제가 볼 때는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그 남성의 단식이) 10일이 훨씬 넘었는데 건강이 상당히 좀 위태로운 상태가 아니겠는가 해서 갔다. 대화를 하다가 강하게 여러가지 주장들을 많이 하시더라"라며 "그래서 순간적으로 제가 생각했던 것하고 (건강상태가) 다르구나. 이런 표현이 중간에 잠깐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런 느낌을 준 점에 대해서는 당시에도 사과를 했었고, 지금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김모 제주 제2공항 반대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14일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에서 원희룡 예비후보에게 계란을 던지고 있다. 김씨는 이후 원 후보의 얼굴을 폭행한 뒤 흉기로 자해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인터넷 언론 제주의소리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제2공항에 대한 도지사 후보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개최됐다. (원희룡 캠프 제공)/사진=뉴스1김모 제주 제2공항 반대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이14일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에서 원희룡 예비후보에게 계란을 던지고 있다. 김씨는 이후 원 후보의 얼굴을 폭행한 뒤 흉기로 자해했다. 제주참여환경연대와 인터넷 언론 제주의소리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제2공항에 대한 도지사 후보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개최됐다. (원희룡 캠프 제공)/사진=뉴스1
앞서 원 후보는 지난 15일 토론회 중 제주 제2공항 반대대책위원회 부위원장 김모씨(51)에게 폭행당했다. 김씨가 원 후보에게 앙심을 품은 건 지난해 10월23일 제주도청 앞에서 제2공항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씨를 원 후보가 찾아가면서부터였다. 당시 단식 13일차였던 김씨에게 원 후보가 "기운이 아직 많이 있으시구나"라고 했기 때문. 이 같은 발언은 영상에도 담겼는데, 이번 폭행사건을 통해 다시금 해당 발언이 입길에 오르자 원 후보가 해명하고 나선 것이다.



한편, 원 후보는 이날 자신의 딸이 SNS(사회연결망서비스)를 통해 다소 격앙된 표현으로 폭행 사건을 비판한 데 대해서도 사과했다. 그는 "뒤늦게 그 소식을 단편적으로만 듣고 조금 놀라서 충동적으로 글을 올린 게 아닌가 싶다"며 "철없는 딸의 처신을 사전에 미리 제대로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서 아버지로서 국민들의 마음을 상하게 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원 후보의 딸은 지난 15일 원 후보의 페이스북에 스스로를 "저는 원희룡 후보의 딸"이라고 밝히고 글을 썼다. 그는 "아빠가 이렇게까지 욕을 먹고 정치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솔직한 마음으로는 정계를 은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또 "싫어하고 욕을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다. 반대표를 던지고 비방하는 것도 상관 없다"면서 "제발 몸만 건드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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