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한반도에 평화가…역사의 새 장 열렸다"

머니투데이 대담= 박재범 정치부장, 정리= 정진우 이재원 , 사진= 더리더 기자 2018.05.01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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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머투초대석]더불어민주당 대표 "불평등 해소가 새로운 대한민국 시작"

[머투초대석]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더리더[머투초대석]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더리더



"불과 1년전만 하더라도 군사 분계선을 남북 정상이 손을 마주잡고 오갈 수 있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눈가엔 물기가 가득했다. 떨리는 목소리로 이 한 문장을 얘기한 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추 대표 눈 앞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맞잡는 모습이 TV로 생중계되고 있었다. 한쪽 벽면엔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진이 나란히 걸렸다. 남북정상회담 경험이 있는 두 대통령이 추 대표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듯 했다. 지난달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아침 추 대표가 주재한 민주당 최고위원회 모습이다. 추 대표는 이날 수차례 울먹이며 소회를 밝혔다.


추 대표는 정상회담 생중계를 지켜본 후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났다. 지난달 16일 세월호 4주기때 1차 인터뷰를 한 뒤 이날 남북정상회담 관련 추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추 대표는 사실 오늘 같은 일을 예상했다고 한다. 지난해 가을 정기국회에서다. 그는 “작년 정기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처음으로 '신세대 평화론'을 제안했다”며 “핵과 미사일 도발을 멈추고 무모한 공포의 균형을 꾀하지 말고 민족의 살 길을 찾아 공존의 균형으로 나아가자고 했다”고 강조했다.


5선 의원이자 집권여당 대표의 예측이 적중한 셈이다. 추 대표는 2016년 8월27일 당대표로 뽑혔다. 반년이 채 되지 않은 그해 겨울, 추 대표는 촛불광장에 섰다. 국정농단 사태 때문이다. 노력 끝에 탄핵을 끌어냈다. 다른 야당을 설득하는 인내의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바로 대선. 추 대표는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그의 지휘 아래 당은 하나가 돼 선거운동에 나서 승리했다. 야당 대표였던 추 대표는 지난해 5월9일 여당 대표가 됐다. 야당 대표가 곧바로 여당 대표가 된 사례는 찾기 힘들다. 대선 승리만 3번. '선거의 여왕'이라는 타이틀이 따라붙는다. 하지만 추 대표에게는 집권여당의 '당수'라는 책임감이 더 크다. 추 대표에게 남북문제를 비롯해 정국 현안, 개인적 소회를 들어봤다.

[머투초대석]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더리더[머투초대석]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더리더
그날,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아무리 설명해도 이날의 감동은 설명이 안된다. 남북 정상이 두 손을 맞잡는 순간 울컥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이 역사적 만남을 8000만 겨레와 전 세계인이 따뜻한 시선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봤을 것이다. 모두 한마음으로 평화 정착과 공동 번영을 기대하고 있다. 이번 회담을 시작으로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화약고 한반도가 아니라. 평화로 안락한 민족의 보금자리 한반도가 될 것이다.

'신세대 평화론'을 외치다.

나는 이미 작년 가을 정기국회에서 '신세대 평화론'을 주장했다. 북한 권력 핵심인 김정은과 김여정은 80년대생이다. 동시에 어릴적 스위스에서 유학을 했다. 이들은 개혁과 개방에 두려움이 덜한 신세대다. 이런 신세대 김 위원장이 한국 정부의 손을 잡고, 북미 대화로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실현해 가자고 주장한다.



한국 정부도 안보를 정권 유지용 이슈로 사용할 의사가 없다. 실제 북한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불신을 털었다. 주먹을 풀고 화해의 악수를 내밀었다. 이번 회담도 성공적으로 끝났다. 아울러 북한과 미국의 대화를 앞두고 있다. 비핵화는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상호 신뢰와 철저한 검증으로 이뤄질 것이다.

평화엔 여야가 없다.

70년 슬픔을 견뎌낸 이 겨레에게 이번 회담은 어려운 한 걸음을 성큼 내딛은 것이다. 이 걸음이 헛되이 끊어지지 않도록 노력과 성심을 다해야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훌륭한 결단을 내렸기 때문에, 이제 실행이 중요하다.


우선 남북의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이 중요하다. 또 평화의 길을 방해하거나 또 폄훼하거나 평화를 정쟁거리로 삼으려는 시도가 있어선 안된다. 무엇보다 북한과 모든 소통 채널을 막아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부추기고, 민간 교류마저 단절시킨 보수정권 실패를 반복해선 안된다.

이번 회담과 별개로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로 외교력을 넓혀가야한다. 야당도 한반도 미래와 세계 평화 위해 이제라도 마음을 모아야한다. 평화엔 여야가 따로 없다.

[머투초대석]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더리더[머투초대석]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더리더
여당 대표 1년...

야당 대표를 하다가 지난해 5월 여당 대표가 됐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다. 새로운 나라를 만들라는 국민의 요구와 지지 속에 출범한 정부다. 국정농단으로 바닥에 떨어진 국민들의 자존심과 긍지를 되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 밖으로는 대치 위기까지 몰린 한반도도 있었다. 평창올림픽을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적으로 치르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남북정상회담은 성공적으로 끝났다.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꼭 이기고 싶다.

2016년 8월, 당대표로 선출됐다. 당시 생각해보니 2년의 임기 안에 대통령선거과 지방선거, 두 개의 큰 선거가 있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조기 대선이 치러졌고, 여기서 우리가 이겼다. 당과 국민을 위해 가장 절실했던 정권교체였다.

준비된 정당, 문재인 후보로 정권교체까지 이뤄냈다. 정권교체는 완성이 아닌 시작이다. 올해는 집권 2년차다. 부족하지만 국민들은 '이게 나라다'라고 말한다. 정치, 외교, 경제, 민생 등 모든 부분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나라를 만들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6·13지방선거도 이기고 싶다.

지방선거를 통해 변화를 이끈다.

지방권력도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에 동참할 리더십이 필요하다. 또 인맥, 학연 섞인 지방의 토착비리는 우리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피해가 광범위하고 크다. 뿌리 뽑기도 쉽지 않다. 피해자들은 '팔자려니'하고 좌절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지방적폐를 위해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정책으로 승부한다.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 정책이 최우선 과제다. 일자리 창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을 위한 최저임금 인상도 필수다. 야당은 최저임금 때문에 고용은 늘지 않고, 자영업만 어려워질 것이라 반대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 대책이 조금씩 실효를 거두며 최저임금 인상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부동산 규제, 대입제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정책에 대해서도 유권자들의 평가가 있을 것이다.

[머투초대석]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더리더[머투초대석]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더리더
불평등 해소가 살기좋은 대한민국의 시작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땀에 대한 보상이 부족하다. 힘들게 일을 해도 먹고 사는 문제가 나아지지 않는 이유다. 땀보다 불로소득에 의지하는 왜곡된 경제구조가 크다. 주기적으로 불었던 부동산 투기 광풍이 소수의 불로소득을 집중시켰다. 소득과 자산의 불평등은 더욱 심해졌다. 지대추구 사회를 개혁해야만 모든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소통을 통해 정보를 얻는다.

나는 주로 늦은 밤에 카카오톡이나 SNS에 답글을 달고는 한다. 당원, 지지자들과의 소통은 언제나 긴장되면서도 유익하다. 소통의 문을 열어놓으면 정보의 속도는 빨라지고, 양도 많아진다. 어떤 때는 따라가기 힘들 정도다. 또 이런 상황이 가끔 언론에 그대로 보도되기도 한다.

특히 당내에서 논란이 있을 때 공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 당원들이 걱정하기도 한다. 저는 그럼 다시 답글을 통해 솔직한 상황과 심정을 털어놓는다. 결국 진심은 소통되고 퍼지게 돼 있다.

당 대표 이후...

민주당 대표 선출 당시 정당 지지율이 30%대 초반이었다. 정권교체를 거치면서 50%대를 유지하고 있다. 당이 그 어느 때보다 내부 분란이 없고 안정적으로 정부의 개혁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기 위해 '백년정당, 백만당원'의 기치를 내걸었다. 이미 당원은 백만을 훌쩍 넘어섰고, 이제 백년 가는 정당이 되기 위한 기초체력도 다지고 있다. 제 마지막 소임은 국민과 함께 백년의 희망을 키워가는 튼튼한 정당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그 역할에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現 제20대 국회의원 (서울 광진구을/더불어민주당)
現 더불어민주당 대표
1958년 10월 23일, 대구광역시 서구 내당동 출생
한양대학교 법학 학사
연세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광주고등법원 판사
새정치국민회의 인권특별위원회 부위원장
새천년민주당 최고위원
대통합민주신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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