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사용한 서버 '킹크랩'이란…"동시다발적 댓글조작 가능"

뉴스1 제공 2018.04.2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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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매크로 서버 확보·분석 때 더 많은 증거 나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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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출입구가  굳게 잠겨 있다. 2018.4.2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2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출입구가 굳게 잠겨 있다. 2018.4.2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의 주범인 '드루킹' 김모씨(49) 일당이 매크로(자동화 프로그램)를 실행하기 위한 서버를 자체적으로 구축했다는 사실이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매크로 프로그램 의 성능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 서버 '킹그랩'을 자체 구축한 점으로 미뤄 보다 효율적 방식으로 여론조작에 나섰을 개연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25일 경찰에 따르면 김씨 일당이 매크로 기능을 증강시켜 실현할 수 있는 서버를 만들어 댓글조작에 이용한 정황이 포착됐다. "직접 매크로의 서버를 만드는 게 기술적으로 유리하고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김씨의 지시를 받아 매크로를 조달하고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서유기' 박모씨는 지난 15일 텔레그램 단체채팅방을 통해 처음 매크로를 다운받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후 김씨 일당이 매크로를 구동하기 위한 자동화 서버를 자체 구축했으며 댓글 여론조작에 가담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등에서 이 서버를 '킹크랩'으로 불렀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경찰은 네이버로부터 지난 1월17~18일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기사 댓글 공감수 조작에 사용하는 데 쓰인 아이디가 총 2000여개에 달한다는 회신도 받았다. 2000여개 중 614개는 경공모에 의해 17일 기사 댓글조작에 사용됐다.



이처럼 동시에 여러 아이디를 이용해 댓글 공감수를 조작하는 작업이 가능한 이유는, 서버가 일반적으로 이용하는 컴퓨터보다 용량이 크고 데이터 저장·기록 작업에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즉 매크로 실행을 위한 서버를 따로 사용할 경우 일반 컴퓨터를 이용할 때보다 시간과 인력을 훨씬 절약할 수 있어 효율적으로 '댓글조작' 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보보안 전문가 권석철 큐브피아 대표는 "컴퓨터 한 대를 이용해 매크로를 하나 실행할 수 있는데 (매크로 작업을) 여러 개 동시에 실시하려면 여러 사람이 필요하다"며 "서버를 이용해 (매크로 작업을) 하면 한꺼번에 여러 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댓글조작' 작업에 사용한 서버를 경찰에서 확보한다면 보다 구체적인 활동 정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권 대표는 "컴퓨터 몇 대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굳이 서버까지 구축했다는 사실은 댓글 여론조작을 본격적으로 했다는 것"이라며 "대부분 서버에는 기록이 남아 있으니까 (서버를 확보해) 분석하면 더 많은 증거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정태명 성균관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 또한 "이들이 서버를 자체 구축했다는 사실은 댓글 작업을 집중적으로 했다는 뜻"이라며 "압수수색을 통해 서버를 확보한다면 매크로 프로그램을 짰던 소스를 통해 이들이 어떤 일을 해왔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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